미국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5일(한국시간)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7-10 패배를 당했다. 경기 초반부터 대량 실점을 허용하는 등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따라가는 데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주전 포수 살바도르 페레즈(31)가 홈런왕 경쟁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날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페레즈는 2개의 대포를 가동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9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페레즈는 3회 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팀이 0-6으로 뒤진 2사 1루 상황에서 화이트삭스 선발 투수 레이날도 로페즈의 초구 89.2마일(143.5㎞)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만들었다. 시즌 39호 홈런이었다.
페레즈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투수진이 3점을 더 허용해 3-9가 된 5회 말 2사 1·3루에서 페레즈는 다시 한번 초구를 받아쳐 홈런을 때려냈다. 구원 투수 마이클 코페치가 던진 초구 98.8마일(159㎞)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점수를 3점 차로 좁히는 홈런이었다.
페레즈는 연타석 홈런으로 홈런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경기 전까지 38홈런을 기록 중이던 페레즈는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데뷔 첫 40홈런 고지에 올랐다. 39개를 기록 중이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를 뛰어넘고 아메리칸리그(AL) 홈런 부문 2위에 올랐다. 아울러 타점 5개를 추가해 99타점으로 타점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부문 타이틀 획득에 도전한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는 ‘투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다. 페레즈와 2개 차로 쫓기던 오타니는 이날 시즌 43호 홈런을 때려냈다. 투수와 포수가 홈런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진풍경이 일어나고 있다. 페레즈의 기세가 매섭다. 오타니가 후반기 46경기서 9개의 홈런을 때리는 동안 페레즈는 후반기 45경기서 19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전반기 89경기 21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페레즈가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페레즈는 아메리칸리그 최초로 포수 40홈런 시즌을 만들었다. 페레즈는 앞서 지난달 30일 시즌 38호 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역대 포수 신기록(종전 1985년 칼튼 피스크의 37홈런)을 경신했고, 이날 40호 홈런으로 MLB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이제 페레즈는 MLB 포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인 1970년 조나 벤치의 45홈런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역대 포수 단일시즌 최다 홈런 순위 1. 1970년 조니 벤치(신시내티·45홈런) 2. 2003년 하비 로페즈(애틀랜타·43홈런) 3. 1953년 로이 캄파넬라(브루클린·41홈런) 3. 1996년 토드 헌들리(메츠·41홈런) 5. 1972년 조니 벤치(신시내티·40홈런) 5. 1997년 마이크 피아자(다저스·40홈런) 5. 1999년 마이크 피아자(메츠·40홈런) 5. 2021년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40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