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합쳐 141억원, 허경민과 정수빈이 수상하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1.09.07 13:10

지난겨울 FA 계약을 맺고 두산에 잔류한 허경민(왼쪽)과 정수빈. 정시종 기자

지난겨울 FA 계약을 맺고 두산에 잔류한 허경민(왼쪽)과 정수빈. 정시종 기자


두산 베어스와 장기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허경민과 정수빈(이상 31)이 수상하다. 후반기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데 방망이가 조용하다.

허경민은 모범 FA로 불렸다. 전반기에 69경기에 나와 타율 0.323, 홈런, 29타점 등으로 활약했다.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꾸준히 출장했다. 빈틈없는 내야 수비도 여전했다. 그러나 7월에 도쿄올림픽을 다녀온 후 성적이 뚝 떨어졌다. 후반기에 22경기에 나와 타율 0.159(69타수 11안타), 10타점 등을 기록하고 있다.

처음에는 올림픽 후유증이라고 여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허경민이 올림픽에 다녀온 후 몸이 무거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9월 들어서도 방망이가 침묵하자 지난 3일 SSG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김 감독은 "잘 안 될수록 털어버리면 좋을 텐데 그게 안 되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정수빈은 시즌 초부터 부진했다. 지난 4월 주루를 하다 내복사근이 손상돼 재활하느라 한 달 가까이 나오지 못했다. 5월 중순에 복귀했지만 예전 같은 타격감은 아니었다. 올 시즌 정수빈의 타율은 0.197(128타수 26안타)로 매우 떨어졌다. 8월에도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하고 대타로 나왔다.

정수빈의 진가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폭넓은 수비와 허를 찌르는 주루다. 그러나 베이스에 많이 나가지 못하니 특유의 주루 플레이와 완벽한 작전 수행 등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은 정수빈을 지난달 19일 2군에 내려보냈다. 김 감독은 "정수빈이 대수비나 대주자로 나갈 선수는 아니다. 계속 백업으로 나오고 있는데, 우리 팀 중심이 되어줘야 한다. 2군 경기에 계속 나가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수빈은 9월 1일에 1군에 다시 올라왔다. 6일까지 5경기에 나와 타율 0.273(11타수 3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나아졌지만 시즌 초반에 너무 부진했던 터라 시즌 타율은 이제 2할을 간신히 넘겼다.

두산으로서는 둘의 부진이 뼈아프다. 지난겨울 두산에 FA 선수가 대거 나왔는데 허경민과 정수빈은 발 빠르게 장기 계약을 맺었다. 허경민과는 7년 총액 85억원, 정수빈은 6년 총액 56억원에 사인했다. 둘이 합쳐 141억원으로, 두산 입장에선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한 셈이다. 두 선수 모두 홈런이나 타율이 뛰어나게 높은 타자는 아니지만 견고한 수비와 꾸준함으로 장기 계약을 끌어냈다.

하지만 중요한 순위 다툼에서 두 선수의 방망이가 조용하니 답답한 상황이다. 두산은 지난 6월 중순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밖으로 떨어진 후,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 7위에 머물고 있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강력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은 우승은커녕 가을야구도 멀어 보인다.

동갑내기로 아주 친한 친구인 허경민과 정수빈은 FA 계약을 맺으면서 "두산에서 오랫동안 뛰고 싶다. 그리고 '계약 기간 내내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긴 계약 기간 내내 현재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는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FA 첫해에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이 같이 떨어진다면 팬들의 실망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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