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현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왔다. 6⅔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이 7-4로 이기면서 백정현은 시즌 13승(4패)째를 챙겼다.
백정현은 에릭 요키시(키움)와 함께 다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백정현은 7회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2사에서 LG 오지환의 타구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아 교체됐다. 가벼운 타박상으로 알려졌다.
백정현은 4회 1사에서 LG 서건창과 12구째 대결 끝에 1루수 앞에 떨어지는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채은성에게 안타를 맞고 1사 주자 1, 2루가 됐다. 이재원에게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적시타를 맞고 1실점했다. 계속된 위기에서 김민성에게도 적시타를 맞고 또 1점을 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재원이 3루에 가다 주루사해 아웃카운트가 늘어났다. 그리고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다. 위기를 넘긴 백정현은 5회와 6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7회 말에도 선두타자 이재원과 김민성을 연달아 뜬공으로 잡아 무난하게 이닝을 끝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지환의 내야안타에 종아리를 맞아 7이닝을 채우지는 못했다.
백정현은 "어제 투수들이 많이 던져서 최대한 길게 던지려고 했다. 오늘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서 스트라이크존을 보고 공격적으로 던졌다. 야수들이 수비에서 도와줬고, 강민호 형의 리드도 큰 도움이 됐다. 다승왕에 신경쓰지 않고 팀 승리에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했다.
백정현은 30대 중반에 KBO리그 마운드를 평정하고 있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올 시즌 성적이 가장 뛰어나다. 그런데 빠른 볼 평균구속은 시속 140㎞를 넘지 않는다. 웬만한 투수들의 변화구 구속보다 느리다. 이날도 직구 25개를 던졌는데 가장 빠른 구속은 시속 142㎞였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섞어 던졌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백정현은 올 시즌 구속이 늘거나 구종이 추가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핀포인트 제구 덕분이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공을 잘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수 강민호도 "백정현은 특별한 변화구가 생기지 않았지만, 공 던지는 코스가 좋아졌다. 몸쪽 바깥쪽 코너워크가 특히 좋다. 또 백정현이 불리한 카운트에서 넣을 수 있는 구종이 무엇인지 내가 숙지하게 되면서, 서로 호흡이 잘 맞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