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팝 전문가’ 김영대 “BTS에 왜 열광하냐고? 토털패키지니까”
일간스포츠

입력 2021.10.07 08:30

강혜준 기자
사진=본인 제공

사진=본인 제공

지금은 K팝 시대다. 미국 대중음악의 상징 빌보드부터 롤링스톤 차트, 영국 오피셜 차트, 해외 아이튠즈 차트 등 전 세계 음악 시장 곳곳에서 K팝 아티스트의 이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방탄소년단(BTS)은 5일(한국시간) 그룹 통산 17번째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 이는 K팝이 해외에서도 쉽게 찾아 듣는 세계적인 음악이란 뜻이다. 해외에서 K팝 아티스트에 대한 반응이 먼저 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K팝은 전 세계가 열광하는 음악이자 콘텐트가 됐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성공을 ‘운’ 또는 ‘기획사의 능력’으로만 한정짓는 시선도 존재한다. 전 세계적으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한 K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한때’뿐이라고 착각한다.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의 저자이자 대중음악평론가인 김영대 씨는 K팝 음악과 아티스트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지난 세월 ‘아티스트’라는 칭호와 거리가 멀었던 아이돌 음악의 예술적 가치에 정당한 평가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아이돌-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 그들이 보다 객관적인 방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 기록하고, 분석한다. 쉽게 말해 K팝 역사학자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문학동네 제공

사진=문학동네 제공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자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영대 평론가의 또 다른 이름은 ‘BTS 전문가’다. 미국에서 BTS의 해외 팬덤이 막 성장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이들의 활동을 지켜보았고, ‘BTS: 더 리뷰’란 책도 썼다. BTS 외에도 여러 K팝 아티스트를 깊이 있게 분석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평론가’라는 말도 듣는다. 김영대 평론가는 “BTS 이야기를 시작한 이후 단 하루도 편하게 잠을 못 잔다”며 웃었다.
 
-BTS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전 ‘K팝’을 폄하하는 시선이 많았다.
“바뀌었다. 바뀐 건 맞는데 여전히 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990년대에 댄스 음악을 듣는다고 하면 ‘음악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이란 평가를 받았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가령 동방신기를 좋아한다고 하면, ‘빠순이’란 말을 들었다. 여러 가지 형태의 비하와 혐오가 담겨있는 말이다. 지금은 격차가 있다. BTS를 비롯해 일부 K팝 아티스트는 인정하지만, 마이너한 K팝 아티스트까지 긍정적인 시선이 확대된 건 아니다.”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어떻게 하면 인식이 바뀔 수 있을까.
“다양한 형태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지금처럼 BTS 같은 그룹이 계속 나오는 거다. 가장 효과가 크다. ‘내가 무지한가?’라는 정서를 자극하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이 BTS를 안 좋아할지언정 ‘국뽕’은 있다. 성취를 무시할 수는 없다. 최근 인상적이었던 게 BTS에는 관심이 없는데 이들의 노래 ‘퍼미션 투 댄스’를 좋아하는 사람을 보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UN에서의 퍼포먼스가 너무 감동적이다’고 말하더라. 또 하나는 높은 수준의 음악이 계속 만들어진다면 자연스럽게 대중이 갖고 있는 벽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콧대 높은 그 어떤 사람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의 음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K팝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K팝 아티스트 중에는 대중으로부터 자체 장벽을 만드는 듯한 이들도 있는데.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게 내가 이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고유의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국내 K팝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차별화 전략이 당연 필요하다. 그룹들도 한 번은 대중적으로 다가갔다가, 다음에는 난해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한 기획사 내에서도 조금 더 대중적인 면을 담당하는 그룹들이 있기도 하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 소속의 NCT127이나 에스파의 경우 난해한 콘셉트인데도 큰 인기다.  
“일반 팬을 차단한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그들에게서 얻는 수익은 많지 않다. 최근의 대중문화 흐름이기도 한데 타깃 오디언스가 굉장히 분명해야 한다. K팝 그룹들은 우리 팬들이 자부심 갖고 좋아할 만한 것들 혹은 기획사 팬들이 선호할 만한 음악들을 발표한다. NCT127이나 에스파 노래를 들었을 때 ‘SM 스타일이다’고 딱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색깔이 중요하다. 차별화에 팬덤에 대한 공략이 복합돼 나오는 현상이다.”
사진=본인 제공

사진=본인 제공

-K팝만이 가진 메리트는 뭘까.
“‘토털 패키지’다. 종합적인 경험을 가장 압축적이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전달해 준다. 사운드, 비주얼, 팬 액티비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BTS라는 하나의 가수를 좋아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공연, 리얼리티, 자체 콘텐트 등 가수를 둘러싼 콘텐트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K팝 콘텐트는 품질 자체가 높고 양이나 깊이가 상당하다. 한 가수를 좋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즐길 거리가 많다. 특히 요즘 K팝 아티스트들은 멤버도 많고, 각각의 멤버가 가진 매력이 모두 다르다.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트를 다 모아 놓았다.”
 
강혜준 기자 kang.hyejun@joongang.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