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55) KT 감독의 요즘 소망이다. 10월 31일은 정규시즌이 모두 끝나고 포스트시즌 준비가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7일 수원 키움전에서 9-2로 승리하면서, 10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70승(49패 7무)째를 올렸다. 지난 2015년 1군 리그에 합류한 막내 구단 KT가 70승에 선착한 것은 처음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70승 선착 팀의 정규시즌 1위 확률은 74.2%(31차례 중 23번)이고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58.1%(31번 중 18차례)에 이른다.
당시 KT는 2위 삼성과 3경기 차였다. 그런데 이후 13일까지 4경기 중 1승만 거두면서 크게 달아나지 못했다. 그 사이 삼성은 70승(54패 8무) 고지를 밟았고, KT를 승차 1.5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다. 3위 LG와도 승차 2.5경기 차로 격차가 크지 않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고비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막판에 가장 큰 고비를 만났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우승 확정한) 10월의 마지막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반기에 줄곧 1위를 질주했던 KT에 암초가 된 건 침체한 타격이다.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7경기 동안 팀 타율이 0.208로 리그 10위다. 팀 평균자책점은 3.15로 리그 2위였다. 이 감독은 "투수와 타격이 조화롭지 못하다. 투수들이 잘 던져도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지 않아 힘이 빠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럴 때일수록 베테랑 타자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13일 서울 잠실 두산전에서는 리그 최고령(40세) 타자 유한준을 4번에 배치했다. 유한준은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5번에 배치된 재러드 호잉도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비록 3-5로 졌지만, 중심 타선은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꽉 막힌 타격 혈을 뚫어주면 또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했다.
KT 우승 확정의 분수령은 오는 22~23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전이다. KT는 삼성과 상대전적에서 6승 7패 1무(승률 0.462)로 열세다. KT가 이 고비만 넘긴다면 느긋하게 가을야구를 준비할 수 있다. 이 감독은 "(하늘이) 우승을 쉽게 안 준다. 이 위기 잘 넘기면 흐름에 따라 11월에는 잘할 수 있다. 선수들이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해 경험을 쌓고 포스트시즌에 가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