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18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이 3.63(리그 1위)을 기록 중이다. 높은 마운드는 타율, 득점, OPS가 모두 8위인 타선으로도 선두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원동력이다. 원동력은 불펜이다. 평균자책점 3.41(1위), 525⅓이닝(3위)을 기록하며 뒷문을 잠그고 있다. 블론 세이브 6번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여전히 리그 수위권으로 평가받는 광속구 마무리 투수 고우석, 최근 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1승 6홀드를 챙긴 이정용, 평균자책점 2.40 22홀드를 기록 중인 김대유, 후반기 평균자책점 1.38의 셋업맨 정우영까지 불펜진의 양과 질이 압도적이다.
문제는 선발이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준수하다. 3.81로 KT(3.67)에 이은 2위다. 그러나 선발 이닝 소화가 640⅓이닝(9위)에 불과하다. 선발 이닝 역시 1위인 KT(753⅓이닝)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확실한 선발 카드가 부족하다.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평균자책점 2.86으로 호투하면서 이닝도 160⅔이닝을 소화 중이지만, 그뿐이다. 켈리를 제외하면 규정 이닝 투수가 없다.
또 다른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앤드류 수아레즈는 긴 부상으로 110⅓이닝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17일 NC전에서 왼쪽 이두근 통증을 느끼고 3이닝 만에강판당했다. 잔여 시즌에도 긴 이닝 소화가 어려울 수 있다. 2년차 영건 이민호는 기복이 심하다. 최근 한 달 동안 퀄리티 스타트(QS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한 번, 5이닝 이상으로 넓혀도 두 번뿐이다. 지난 9일 선발진에 합류한 임준형도 2경기 호투했을 뿐이다. 그나마도 5이닝 소화는 한 번뿐이다. 배재준도 최근 10경기에서 5이닝 이상 소화가 단 한 번에 불과하다.
시즌 이닝 소화는 적지만 그나마 임찬규가 2선발 역할을 맡고 있다. 시즌 초 컨디션 난조로 재정비 기간을 가지느라 1군 합류가 늦었지만, 후반기 페이스가 좋다. 18일 기준 후반기에서 10경기 평균자책점이 2.59에 불과하다. 이닝 소화도 괜찮다. 10경기 중 9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QS가 5경기다.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후반기 무승에 그치고 있지만 2선발이라 말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선발 둘로는 정규 시즌 선두 싸움도, 가을 야구도 버티기 힘들다. 수아레즈가 복귀한다면 문제없지만, 복귀나 이닝 소화에 차질을 빚는다면 9연전을 포함한 남은 12경기에서 1, 2위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다. 선두 KT는 선발진에 고영표-오드리사머데스파이네-배제성에 윌리엄 쿠에바스까지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120이닝 이상이 넷, 평균자책점 3점대 이하가 셋이다.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이부진했지만, 엄상백까지 선발로 던지면서 구멍이 없다. 2위 삼성은 4, 5선발은 약해도 뷰캐넌-백정현-원태인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 삼각 편대가 대기하고 있다. 선발 두 명만으로는 가을 야구에서 호성적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