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수비와 폭풍같은 기세, 페퍼저축은행이 보여준 반전
일간스포츠

입력 2021.10.19 21:42

안희수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창단 첫 경기에서 선전했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사진=KOVO

페퍼저축은행이 창단 첫 경기에서 선전했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사진=KOVO

  
예상보다 훨씬 매서웠다. 여자 프로배구 '7구단' 페퍼저축은행이 V리그 데뷔전에서 반전을 안겼다. 
 
페퍼저축은행은 19일 광주 페퍼 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5-16, 20-25, 21-25, 17-25)으로 패했다. 
 
광주 배구 팬의 뜨거운 관심 속에 나선 창단 첫 경기. 국가대표 레프트 이소영이 가세한 인삼공사에 객관적인 전력은 밀렸다. 하지만 페퍼 스타디움이 달아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폭풍 같은 공세를 보여주며 V리그 데뷔 세트를 따냈다. 비록 이후 세 세트를 내주며 전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언더독' 기대감을 주는 경기력으로 박수를 받았다. 
 
페퍼저축은행은 1세트 0-1에서 하혜진이 인삼공사 베테랑 한송이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으며 역사적인 첫 득점을 올렸다. 2-3에서는 엘리자벳이 오픈 공격과 서브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역전을 이끌었다. 예상보다 거친 공세에 인삼공사 선수들도 놀란 기색.  
 
페퍼저축은행은 이후에도 이한비의 오픈 공격, 최가은의 이동 공격 등 다양한 득점 루트를 선보였다. 6-5에서는 박경현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처음으로 점수 차를 2점으로 벌렸다. 8-7에서는 랠리 끝에 수비를 성공한 뒤 엘리자벳이 상대 코트에 꽂아 넣었고, 이어 서브에 나선 세터 이현이 득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다. 수비 성공 뒤 이한비의 백어택으로 이어진 공격도 성공했다. 11-7에서는 하혜진이 상대 외국인 선수 옐레나의 퀵오픈을 가로막았다. 최고의 흐름 속에 페퍼 스타디움이 들끓었다.  
 
페퍼저축은행은 상대 서브 범실과 엘리자벳의 서브 득점으로 점수 차를 6점까지 벌렸다. 달아오른 페이스를 세트 후반까지 몰고 갔고, 9점 앞선 채 20점 고지를 밟았다. 이한비는 20-11에서 서브 에이스, 제공권 싸움을 이끈 하혜진은 22-14에서 블로킹을 기록하며 역사적인 창단 첫 세트 승리에 기여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4-16에서 엘리자벳이 오픈 공격을 꽂아 넣으며 1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2세트는 전열을 정비한 인삼공사에 세트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줬다. 한송이와 박혜민의 플로터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렸다. 5-8에서 시도한 이현과 최가은의 속공은 박은진에게 가로막혔고, 이어진 공격에서 엘리자벳이 시도한 백어택도 이소영의 손에 걸렸다.  
 
점수 차가 벌어졌다. 전력 차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1세트를 따낸 힘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꾸준히 추격하며 기어코 20점까지 진입했다. 20-24에서 이소영에게 퀵오픈을 허용하며, 2세트를 내줬지만 끈기 있는 플레이를 이어가며 장내를 열광시켰다.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 막판 기세를 3세트까지 이어갔다. 엘리자벳의 득점력은 점차 좋아졌다. 인삼공사도 이소영과 옐리나 그리고 한송이가 득점에 가세하며 맞불을 놓았다. 15점 진입 직전까지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의 수비가 다시 흔들렸다. 최가은은 블로킹 시도 중 네트터치 범실을 범했고, 리시브마저 흔들리며 네트 앞에서 공을 넘기지 못했다. 19-21에서 박경현과 엘리자벳이 연속 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옐레나에게 연속 실점하며 승기를 내줬다. 이어 나선 공격에서는 엘리자벳의 오픈 공격이 옐레나에 블로킹 벽에 걸리고 말았다. 정호영에게 오픈 공격까지 허용하며 3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전세를 내준 페퍼저축은행은 결국 4세트마저 내줬다. 패전. 하지만 경기장을 나서는 광주 배구팬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끈끈한 수비가 돋보였고,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도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 
 
경기 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연습 부족으로 인해 리듬을 지켜내고 갖고 오는 부분에서 미흡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치는 선수들도 있었다. 2% 부족했다"라면서도 "데뷔전치고는 고무적인 경기력이었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창단 첫 경기를 총평했다. 
 
광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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