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21일 잠실 LG전에 3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을 0.351까지 끌어올려 경기 전 공동 타격 선두였던 강백호(KT), 전준우(롯데·이상 0.347)를 따돌리고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최근 5경기 1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6경기 만에 멀티 히트로 반등했다. 5-5 무승부로 끝난 경기에서 가장 활약이 두드러졌다.
이정후는 지난주 옆구리 근막통증이 재발해 16일 삼성과 더블헤더 2차전부터 4경기 연속 수비를 하지 않았다. 송구할 때 통증이 심해 최근 3경기에선 모두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다. 21일 경기에선 모처럼 주 포지션인 주전 중견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몇 경기 안타가 없고 페이스가 안 좋다고 해서 타격 파트에서 따로 주문하는 건 없다"고 강한 신뢰를 보냈다.
이정후의 배트는 거침없이 돌아갔다. 1회 초 1사 2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선제 타점을 책임졌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 LG 선발 임준형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밀어쳤다. 3회 초 두 번째 타석에서도 적시타를 기록했다. 1-1로 맞선 3회 초 무사 1, 2루 찬스에서 임준형의 5구째 커브를 중견수 방면 안타로 연결, 팀에 리드를 안겼다. 특히 2사 1, 2루에선 김웅빈의 내야 안타 때 과감하게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까지 올렸다.
이정후의 배트는 식을 줄 몰랐다. 4-3으로 앞선 5회 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로 1루를 밟았다. 이어 1사 2루에선 송성문의 좌전 안타 때 또 한 번 득점까지 기록했다. 7회 초 네 번째 타석에선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가 '4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9회 초 마지막 타석에선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결과는 범타였지만 그의 타격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흠잡을 곳이 없는 경기였다. 타석에선 특유의 콘택트 능력을 앞세워 안타를 생산했다. 출루하면 상대 수비의 빈틈을 파고들어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지만, 마음껏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