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승·아버지·국가대표…세 뼘 성장한 김민우의 2021년
일간스포츠

입력 2021.10.27 14:11

배영은 기자
26일 대전 LG전에서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친 한화 김민우. [연합뉴스]

26일 대전 LG전에서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친 한화 김민우. [연합뉴스]

 
"정말 먼 길을 돌아왔다. 고생 많았고, 앞으로 더 잘하자." 한화 김민우(26)는 올 시즌을 마친 스스로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김민우는 올 시즌 수많은 '처음'을 경험했다. 데뷔 후 가장 큰 목표였던 규정이닝을 채웠고,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또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섰고, '에이스'라는 호칭도 듣게 됐다. 무엇보다 최근 첫 딸을 얻어 처음으로 '아버지'가 됐다. 김민우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민우는 2015년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았다.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오른손 강속구 투수 김민우는 모든 구단이 탐낸 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학창시절 너무 많은 공을 던진 후유증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고교 1학년 때 이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던 그는 입단 2년째인 2016년 어깨에 탈이 나 또 수술대에 올랐다.
 
시속 150㎞를 넘나들던 강속구는 사라졌고, 재활은 하염없이 길어졌다. 본격적으로 1군에 복귀한 2018년 23경기에서 5승, 2019년 16경기에서 2승을 각각 올리는 데 그쳤다. '만년 유망주'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조금씩 부활 기미를 보인 건 지난 시즌이다. 데뷔 6년 만에 처음으로 100이닝 넘게(132⅔이닝) 던지면서 5승 10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다. 새로 부임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그런 그를 스프링캠프부터 눈여겨봤고, 올해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로 내보내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김민우는 "네가 '1선발'이라는 얘기를 듣고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좋았고, 속으로 울컥했다. 꼭 잘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예년과 다른 자리에서 다른 마음가짐으로 출발한 시즌. 김민우는 그 변화를 달라진 투구 내용으로 보여줬다. 올 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55⅓이닝을 소화했고,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00, 탈삼진 125개로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14승은 2011년 이후 한화 투수(외국인 포함) 최다승 기록이기도 하다. 
 
김민우는 올해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26일 대전 LG전에서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공 115개를 던지면서 7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15승 대신 10패를 안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성실한 마침표를 찍었다. 
 
김민우는 이제 더 단단해진 각오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지난 22일 태어난 첫 딸의 존재가 가장 큰 원동력이다. 김민우의 아내는 딸을 안고 감격하는 남편에게 "얼른 팀으로 돌아가 동료들과 남은 시즌을 함께 마무리하라"며 등을 떠밀었다고 한다. 김민우에게 올 시즌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이제야 진짜 출발선에 선 김민우는 "앞으로는 올해보다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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