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에서도 잊힌 '천재 유격수' 삼성 이학주
일간스포츠

입력 2021.11.09 14:25

배중현 기자
올 시즌 막판 전열에서 이탈한 이학주.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도 제외돼 거취에 물음표가 찍혔다. IS 포토

올 시즌 막판 전열에서 이탈한 이학주.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도 제외돼 거취에 물음표가 찍혔다. IS 포토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31)의 별명은 '천재 유격수'다. 2008년 3월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구단과 115만 달러(13억5000만원)에 계약, 태평양을 건넜다. 꿈의 무대 MLB에 데뷔하지 못한 채 2016년 미국 생활을 정리했지만, 마이너리그 최고 레벨인 트리플A에서 4년 연속(2013~2016) 뛰었다. 2010~2011년에는 2년 연속 마이너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다.
 
이학주는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 삭스를 거친 뒤 '해외파 2년 유예' 조항을 피해 2019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했다. 그리고 삼성이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지명, 야수 중 가장 빠르게 드래프트 현장에서 호명됐다. 삼성은 주전 유격수 김상수를 보유해 자칫 포지션 중복 투자가 될 수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지명 직후 홍준학 삼성 단장은 "이만한 내야수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영입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KBO리그 세 번째 시즌인 2021년 가을, 이학주는 '잊힌 선수'가 됐다. 그는 9일 시작된 플레이오프(PO) 엔트리에서 빠졌다. 삼성 내야수 김상수의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대체 자원인 이학주 발탁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그는 대안이 아니었다. 팀이 6년 만에 치르는 포스트시즌 잔치에서 이학주의 자리는 없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지난 3일 PO 대비 훈련을 앞두고 "이학주의 엔트리 등록이 어려운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까진 그렇다"고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현재 분위기라면 팀이 한국시리즈(KS)에 오르더라도 엔트리에 등록될 가능성은 극히 작다. 그만큼 입지가 좁아졌다.
 
이학주는 지난 9월 1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시즌 내내 프로 2년 차 김지찬에게 밀려 경기 출전이 들쭉날쭉했다. 화려한 플레이로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지만 그만큼 수비 실책도 많았다. 무엇보다 타석의 존재감이 약했다. 1군 말소 전 10경기 타율이 0.133(15타수 2안타)에 불과했다. 시즌 타율은 0.206(155타수 32안타)까지 떨어졌다. KBO리그 통산 타율도 0.241로 기대를 밑돈다. 이학주는 2군에 내려간 뒤 10월 1일 상동 롯데전을 끝으로 공식전을 소화하지 않았다. 시즌 뒤 열린 교육리그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말 그대로 감쪽같이 사라졌다.
 
구단 안팎에선 "잦은 선수단 내 지각으로 코칭스태프 눈 밖에 났다", "선수가 경기를 뛸 의지가 없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적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KBO리그에선 유격수 가치가 높고 한때 '천재 유격수'로 불렸던 이학주는 구미를 당길만한 트레이드 매물이다. 삼성은 그동안 "헐값에 보낼 수 없다"며 이학주 관련 트레이드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라면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8일 PO 엔트리 발표 뒤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다. 선수는 퓨처스에 있는데 쉽지 않다. (공백이 길었던 만큼 PO를) 뛸 준비가 덜 됐다"고 말을 아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