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내내 부진했던 KT 위즈 타자들이 차례로 타격 컨디션을 회복했다. 이제 황재균(34)이 '반등 릴레이' 바통을 이어받아야 한다.
정규시즌 1위 KT는 오는 14일부터 플레이오프(PO) 승자와 한국시리즈(KS) 1차전을 치른다.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모두 까다로운 상대다. 삼성은 올 시즌 상대 전적(6승 1무 9패) 약세다. 두산은 지난해 PO에서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패한 팀이다.
KT는 정규시즌 막판 타선의 공격력이 가라앉아 고전했다. 10월 경기당 득점은 3.88점. 리그 9위였다. 1위를 지켜야 한다는 타자들의 압박감이 컸다.
입단 16년차 베테랑 황재균도 부진했다. 10월 출전한 25경기에서 타율 0.221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도 0.231에 불과했다. 9월까지 0.310이었던 시즌 타율이 0.291까지 떨어졌다. 실책도 5개나 범했다. 동점이나 역전으로 이어지는 실책도 있었다.
황재균은 지난해부터 KT의 2번 타자로 고정됐다. 하위 타선과 중심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냈다. 장타력이 좋은 2번 타자를 보유한 KT는 남부럽지 않은 공격력을 갖췄다. 하지만 황재균이 부진하자 급격히 득점력이 떨어졌다.
KT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하다. 두산을 상대한 지난해 PO에서 경기당 2득점에 그쳤다. 베테랑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황재균의 반등이 절실한 이유다.
호재는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부진했던 KT 타자들이 정규시즌 마지막 한 주 동안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벤치로 밀렸던 주전 리드오프 조용호는 10월 30일 열린 SSG와의 최종전에서 1번 타자로 선발 출장, 2안타·2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삼성과 정규시즌 전적 동률(76승 9무 59패) 이루며 1위 결정전을 치를 수 있었다.
10월 출전한 24경기에서 득점권 타율 0.211에 그쳤던 주전 유격수 심우준은 삼성과의 1위 결정전 6회 초 타석에서 내야 안타를 친 뒤 상대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밟았다. 이 상황에서 10월 내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강백호가 깔끔한 좌전 적시타를 쳤다. KT는 1-0으로 승리했고, 심우준은 이 경기 결승 득점, 강백호는 결승타를 기록했다.
황재균은 1위 결정전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하지만 6회 초 심우준이 출루한 상황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삼성 배터리를 압박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제발 출루만 해주길 바랐다. 압박감을 이겨내더라"라고 돌아보며 "이제 황재균도 다시 올라올 때가 됐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