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오승환?…PO 1차전 구속 미스터리
일간스포츠

입력 2021.11.10 14:47

배중현 기자
2021프로야구 KBO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오승환이 박세혁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11.09/

2021프로야구 KBO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오승환이 박세혁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11.09/

 
시속 141㎞.
 
약 8년 만에 치르는 KBO리그 가을야구. '돌부처'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이 선택한 초구는 전매 특허 포심 패스트볼(직구)이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고 타자 배트도 꿈쩍하지 않았다. 가장 의외였던 건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이었다.

 
오승환의 포스트시즌 복귀전은 '악몽'이었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두산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0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 했다. 3-4로 뒤진 9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경기 감각을 테스트하기 위해 마운드를 밟았지만 호되게 당했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진땀만 뺐다. 삼성은 부랴부랴 최채흥을 마운드에 올려 이닝을 마무리했고 4-6으로 패했다.

 
첫 타자 박세혁부터가 난관이었다. 초구와 같은 2구째 시속 141㎞ 포심 패스트볼이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피홈런으로 연결됐다. 두 번째 타자 김재호 역시 안타로 출루했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째 시속 142㎞ 포심 패스트볼이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안정감을 잃은 오승환은 강승호와 정수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한 뒤 강판당했다. 이날 KBO 공식 문자중계에 찍힌 오승환의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시속 144㎞에 불과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구원왕이다. 쟁쟁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며 개인 통산 여섯 번째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불혹을 앞둔 나이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였다. 하지만 불같은 강속구는 자취를 감췄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오승환의 4월 포심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시속 143.6㎞에 느렸다. 점점 몸이 풀리면서 구속도 올랐지만, 시즌 평균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144.6㎞(이하 10월 19일 기준)로 전성기 시속 150㎞ 육박하던 빠른 공은 아니었다.

 
2021프로야구 KBO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등판한 오승환이 홈런 포함 2실점 후 강판되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11.09/

2021프로야구 KBO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9회초 2사 등판한 오승환이 홈런 포함 2실점 후 강판되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11.09/

 
구종별 피안타율도 포심 패스트볼이 0.264로 슬라이더(0.192), 포크볼(0.194)보다 높았다. 구원왕에 오를 수 있던 비결도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적절한 조합이었다. 경험에서 나오는 투구 레퍼토리 변화로 부족한 구속을 채워나갔다.

 
오승환은 '구속 저하'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그는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구속이라는 게 통계마다 다 다르다"며 "구단 기록으로는 1년 내내 떨어진 부분이 없다. 방송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고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구속은 측정하는 장소와 장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오승환의 말대로 PO 1차전 구속도 구단 측정값이 더 빨랐을 수 있다.
 
문제는 타자가 느끼는 위압감이다. 포스트시즌에선 조그마한 빈틈도 실점으로 연결된다. 오승환의 포심 패스트볼에 두산 타자들의 배트는 거침없이 돌았다.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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