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을 앞두고 향후 투수 기용 계획을 밝혔다. KT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와 KS 2차전을 치른다. 14일 1차전에서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7과 3분의 2이닝 1실점)로 4-2 승리를 챙긴 KT는 2차전에서 연승을 노린다.
2차전 KT 선발은 두산 천적 소형준이다. 통산 두산전 9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잘 던졌다. 소형준을 향한 이 감독의 기대치는 5이닝 2실점. 1차전을 앞두고 쿠에바스에게 기대했던 성적과 같다. 이 감독은 “항상 그 정도 기대를 갖고 (선발진을) 운용하려고 한다. 기대치를 그렇게 잡지 않으면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 점수나 상황 봐서 운용 방법이 변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소형준이 땅볼 유도형 투수인 만큼 수비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형준은 올 시즌 땅볼/뜬공 비중이 2.30에 달한다. 규정 이닝을 70% 이상 소화한 투수 중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2.39)에 이어 2위다. KT는 1차전에서도 2루수 박경수가 수비 위치를 뒤로 옮겨 호세 페르난데스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등 수비 시프트로 재미를 봤다.
이 감독은 “1차전에서 던진 쿠에바스는 공이 빠르고 컷패스트볼(커터)을 던졌는데, 소형준은 투심패스트볼에 체인지업을 던진다”며 “1차전에서는 1, 2회까지 평상시처럼 수비하다 상대 타격을 지켜보고 결정했다.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로 (경기를) 지켜보다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불펜으로 나서는 고영표의 활용법도 중요한 요소다. 1차전에서는 쿠에바스가 긴 이닝을 소화해 등판할 필요가 없었다. 3차전 선발로 예고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올해 10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188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졌다. 상대적으로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는 소형준이 선발로 나서는 2차전에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감독은 “고영표를 내보낼 타이밍을 정말 잘 잡아야 할 것 같다”며 “두산의 이영하나 홍건희처럼 연투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한 경기일 때 이기는 카드로 쓴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