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신진호(33)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포항은 24일 새벽 1시(한국시간)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사우디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ACL 결승전을 치른다. 나란히 3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두 팀 대결의 승자는 최다 우승팀의 영예를 누리게 된다. 포항은 17일 밤 사우디로 떠난다.
포항 미드필더 신진호는 2년 연속 결승 무대를 밟는 유일한 선수다. 지난 시즌엔 울산 현대 소속으로 우승했고, 올해는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포항에서 데뷔해 친정팀으로 돌아온 신진호는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까진 남궁도(2009 포항, 2010 성남)만이 이 기록을 달성했다.
신진호는 16일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결승은 꿈도 꾸지 않았다. 이제는 모든 걸 쏟아붓고 물불 가리지 않고 트로피를 들어 올려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개인적으로 ACL 결승을 2년 연속 뛰게 됐다. 기분이 좋다. 선수들, 팬들, 포항 시민들을 위해 좋은 결과물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베테랑 신진호는 아직까지 후배들에게 결승전을 앞두고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는 "부담이 될 거 같아서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사우디에 도착하게 되면 경기를 위해 며칠 동안 준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그때 하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감독님이 준비한 대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가 열리는 사우디는 낯선 환경이다. 포항은 16일 연습 경기에서 현지 응원 소리를 틀어놓기도 했다. 신진호는 2년간 카타르에서 뛴 적이 있어 중동 선수들을 잘 안다. 그는 "날씨나 선수들의 성향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다혈질이기도 하고, 중동 축구가 한국보다 조직적이진 않은 면도 있다. 그런 부분을 이용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신진호로서는 우승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이번 경기가 더욱 의미 있다. 신진호는 "결승에 갈지도 몰랐다. 욕심이 생긴다. 축구선수로서 내 인생에 이런 기회가 다시 올지 모르겠다. 간절한 마음으로 모든 걸 이겨내고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