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었어도 같은 징계가 나왔을까. 상대에 ‘맞고’ 피까지 흘리게 된 사람이 ‘때린’ 사람보다 더 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은 23일(한국시간) 르브론 제임스(LA레이커스)에게 1경기 출전 정지, 아이재아 스튜어트(디트로이트)에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사건은 22일 레이커스와 디트로이트 간의 정규 리그 경기 중 발생했다. 3쿼터 초반 스튜어트와 자유투 리바운드를 위해 몸싸움을 펼치던 제임스는 가까이 있는 스튜어트를 고려하지 않은 듯 무자비하게 팔꿈치를 휘둘렀다.
제임스의 손은 그대로 스튜어트의 얼굴로 향했고, 얼굴을 가격 당한 스튜어트는 눈 주위 출혈이 생겼다. 방송 화면을 통해 보여진 스튜어트의 얼굴은 피가 범벅이 되어 있었다. 프로 19년차이자 NBA 대표 얼굴인 제임스의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없는 더티 파울이었다.
2001년생으로 겨우 프로 2년차인 스튜어트는 화를 참지 못했다. 스튜어트는 여러 차례 르브론에 달려들고자 했고, 동료 선수들과 스태프 등이 그를 저지했다. 결국 제임스와 스튜어트 모두 퇴장당했다.
NBA는 스튜어트의 징계에 대해 “스포츠맨답지 않은 태도로 제임스를 반복적이고 공격적으로 추격해 코트 내 싸움을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제임스를 두고는 “스튜어트의 얼굴을 신중하지 못하게 때려 코트 내 싸움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징계를 두고 농구 팬들 사이 논란이 일었다. “어떻게 때린 사람의 징계가 더 짧냐”, “슈퍼스타 봐주기다”는 의견부터 “고의성이 없었다”, “제임스가 사과하려 했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경기 후 인터뷰에 불참한 제임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NBA 슈퍼스타가 리그를 흔들어 놓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본인은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다. 제임스는 논란 이후에도 SNS를 통해 자신의 신발을 홍보하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강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