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지 알 수 없는 '트레이드 열차'…삼성과 이학주의 불편한 동거
일간스포츠

입력 2021.11.25 05:30

배중현 기자
최근 트레이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유격수 이학주. 삼성 제공

최근 트레이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유격수 이학주. 삼성 제공

 
유격수 이학주(31)와 삼성 라이온즈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겨울 KBO리그 최대 관심거리 중 하나는 이학주 트레이드 성사 여부다. 보통 트레이드 논의는 물밑에서 이뤄진다. 몇몇 담당자만 내용을 공유, 철저하게 비밀에 부친다.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그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의 이학주 트레이드는 이미 공론화됐다. 추측성 기사도 쏟아진다. 
 
'마이너리그 유턴파'인 이학주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지명됐다. 야수 중에선 호명이 가장 빨랐다. 삼성은 주전 유격수로 김상수가 있어 자칫 포지션 중복이 될 수 있지만 이학주를 선택했다. 그만큼 그의 능력을 높게 샀다. 
 
이학주와 삼성 구단의 불협화음이 나기 시작한 건 2020년 1월 29일이었다. 이학주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연봉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캠프 출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캠프 전 연봉 미계약 사례는 종종 나오지만, 그가 신인이라는 걸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가까스로 연봉 9000만원에 사인한 이학주는 캠프에 '지각 합류'했다. 공교롭게도 1년 내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2020시즌을 망쳤다. 연봉 2000만원 삭감됐다. 관심이 쏠린 올 시즌에도 반등은 없었다.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6(155타수 32안타) 4홈런 20타점에 그쳤다. 프로 2년 차 김지찬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9월 1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다시 복귀하지 않았다. 10월 1일 열린 2군(퓨처스리그) 상동 롯데전을 끝으로 공식전 출전 기록이 없다. 시즌 뒤 열린 교육리그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이 과정에서 마찰음이 밖으로 새어나갔다. 구단 안팎에선 이학주에 대해 "잦은 선수단 내 지각으로 코칭스태프 눈 밖에 났다", "선수가 경기를 뛸 의지가 없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이학주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플레이오프(PO) 대비 훈련을 앞두고 "이학주의 엔트리 등록이 어려운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까진 그렇다"고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고 결국 엔트리에 이학주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구단은 시즌 뒤 이학주 트레이드설과 관련해 "아니다"라고 선을 긋지 않았다. 그러면서 트레이드 얘기가 더 확대됐다.  
 
이학주와 구단의 갈등은 23일 심화했다. 그가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구단 행사에 불참하는 대신 12월 초 외부 자선 야구 행사에 참석한다고 알려지면서 태도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이는 구단의 실수였다. 행사 담당자가 이학주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선수와 구단의 갈등이 봉합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이학주는 현재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2015년 1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워싱턴 내셔널스 유격수 이언 데스먼드가 트레이드 시장의 공개 매물이었다. 워싱턴은 구단의 7년 장기 계약을 거절한 데스먼드를 판매 1순위로 점찍었다. 그가 1년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릴 예정이어서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실제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메츠가 연결된 삼각 트레이드가 성사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에서 논의가 무산, 데스먼드는 잔류했다. 데스먼드는 2015시즌 타격 성적이 크게 떨어졌고 워싱턴의 가을 야구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구단과 선수의 '불편한 동거'는 시즌이 끝난 뒤에야 정리됐다. 
 
이학주가 탑승한 트레이드 열차는 출발했다. 삼성은 "적당한 대가가 있어야 이학주 트레이드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스러운 건 삼성이다. 구단과 갈등이 드러난 선수를 내년 시즌 주요 전력으로 데려가는 건 쉽지 않다. A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트레이드가 되면 모르겠지만 만약에 잔류한다면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 구단 관계자는 "이렇게 트레이드가 오픈되면 영입하는 쪽도 부담일 수 있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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