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열리는 2021년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양의지의 득표율이다. 양의지는 지난 시즌 포수 부문 3연패를 달성, 개인 통산 여섯 번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올 시즌엔 포수 기준(수비 720이닝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다.
수상은 확정적이다. 양의지는 올 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5(480타수 156안타) 30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581)과 출루율(0.414)을 합한 OPS가 0.995로 리그 전체 1위. 지명타자 후보 6명 중 타율·홈런·타점·장타율·출루율이 모두 1위다. '3할 타율·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KBO리그 유일한 타자였다.
골든글러브는 투표가 분산된다. 올해만 하더라도 KBO리그를 담당한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중계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무려 345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공격과 수비 지표 중 어느 쪽에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서도 표심이 달라진다. 부문별 후보가 많으면 그만큼 표가 집결되기 더욱 어렵다. 올해만 하더라도 후보가 21명이나 되는 외야수 부문은 혼전 양상이다. 후보가 26명인 투수도 한 선수에게 몰표가 나오기 어렵다.
지명타자는 다른 부문보다 후보가 적은 편이다. 공격 지표만 보고 투표하기 때문에 이견이 나올 가능성도 작다.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호세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가 양의지의 수상을 저지할 수 있는 대항마로 손꼽히지만, 객관적인 지표에서 양의지가 크게 앞선다. 야구계 안팎에선 만장일치 가능성도 거론된다.
1983년부터 시작된 골든글러브 투표(1984년 지명타자 부문 신설)에서 만장일치는 단 한 번도 없다. 공교롭게도 부문 최고 득표율을 보유한 선수가 양의지다. 양의지는 지난해 총 유효투표수 342표 중 340표를 획득, 99.4%의 득표율로 2002년 삼성 라이온즈 마해영이 작성한 99.3%(272표 중 270표)를 18년 만에 경신했다. 마해영 이전 기록은 1991년 빙그레 이글스 이정훈의 99.2%(126표 중 125표)였다. 양의지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개인 성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또 한 번의 '역대급 투표율'이 기대된다.
무기명 투표라는 걸 이용한 장난식 투표가 최대 변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전체 포지션을 통틀어서 양의지가 최다 득표를 받는 건 확실해 보인다. 경쟁자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