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떠난 박해민 빈자리와 그의 '껌딱지' 박승규
일간스포츠

입력 2021.12.17 06:00

배중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배와 후배로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던 박해민(왼쪽)과 박승규. 박해민의 FA 이적으로 두 선수 인연에도 변곡점이 생겼다. 현재 박승규는 박해민의 빈자리를 채울 첫 번째 대안이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배와 후배로 끈끈한 우정을 자랑했던 박해민(왼쪽)과 박승규. 박해민의 FA 이적으로 두 선수 인연에도 변곡점이 생겼다. 현재 박승규는 박해민의 빈자리를 채울 첫 번째 대안이다. 삼성 제공

 
박승규(21·삼성 라이온즈)는 박해민(31·LG 트윈스)이 아끼는 후배다. 지난달 3일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을 마친 뒤 박해민은 "승규는 정말 껌딱지처럼 붙어서 뭐라도 뺏어가려고 하는 귀여운 후배"라며 "너무 많은 걸 물어봐서 (어떤 걸 질문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라고 껄껄 웃었다. 데뷔 첫 가을야구를 앞뒀던 박승규는 날씨부터 경기장 분위기까지 사소한 것 하나하나 박해민에게 물어봤다.
 
둘은 많이 닮았다. 포지션이 외야수로 같고 야구 스타일과 체격도 비슷하다. 입단 기준 박해민이 7년 선배지만 둘은 허물없이 지내는 막역한 사이였다. 박해민은 후배를 챙겼고 박승규는 그런 선배를 따랐다. 박승규에게 국가대표 중견수이자 팀의 간판이던 박해민은 좋은 선생님이자 롤모델이었다. 지난 6월 슈퍼 캐치를 성공한 뒤 박승규는 "박해민 선배가 늘 펜스를 확인하고 뛰라고 조언해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영원할 것 같던 인연은 지난 14일 변곡점을 맞이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행사한 박해민이 LG와 4년, 총액 60억원에 계약한 것이다. 박해민은 삼성 구단과 인터뷰에서 이적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며 잊지 않고 박승규를 언급했다. 그는 "승규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데 잘 따라주는 고마운 후배였다"며 "'형 없으면 이제 어떻게 하냐'고 하길래 '내가 없는 자리를 네가 메꾸면 된다. 너한테는 또 다른 기회다. 잘해서 라이온즈의 중견수를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얘길 해줬다"고 전했다.

 
내년 시즌 박해민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되는 박승규. 삼성 제공

내년 시즌 박해민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되는 박승규. 삼성 제공

 
삼성은 박해민의 공백을 외부 FA 영입이 아닌 내부 자원으로 채울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박승규는 박해민을 대신할 첫 번째 대안이다. 빠른 발을 갖춘 만큼 삼성 외야수 중 수비 범위가 넓은 편이다. 1군에선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시즌 2군(퓨처스리그) 타율이 0.365(85타수 31안타)로 준수했다. 경기 출전 횟수를 늘려 경험을 쌓으면 대성할 수 있는 유망주다. 최근 상무야구단 최종 합격자 명단에서 탈락, 절치부심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13년 1군에 데뷔한 박해민은 한동안 백업 외야수였다. 그는 2014년 9월 발생한 외야수 정형식의 음주운전 사고 이후 주전으로 도약했다. 뜻밖의 변수가 그의 야구 인생을 180도로 바꿨다. 박해민이 팀을 떠난 박승규도 마찬가지다. 백업이던 그에게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 박해민은 "승규는 애착이 많이 가는 후배"라며 "'아쉬워하지 말고 네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얘길 해줬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