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쟁이'도 명예를 얻을 수 있게 된 메이저리그
일간스포츠

입력 2022.01.03 17:56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이 높아진 로저 클레멘스. [AP=연합뉴스]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이 높아진 로저 클레멘스. [AP=연합뉴스]


'약쟁이'도 명예를 얻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약물 의혹 선수들이 대거 입성될 듯하다.

MLB 명예의 전당은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후보가 될 수 있고, 75% 이상 득표해야 입성할 수 있다. 투표권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에게 있다. 비공개 투표지만 최근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자신의 투표를 공개하는 기자들이 많다.

기자들의 투표를 집계하는 BBHOF 트래커 사이트에 따르면 3일(한국시간) 기준 392명 중 114명(30.9%)의 표가 밝혀졌다. 현재까지 75%를 넘은 선수는 데이빗 오티즈(81.8%), 배리 본즈(80.2%), 로저 클레멘스(78.5%)다.
현역 시절 배리 본즈. [AP=연합뉴스]

현역 시절 배리 본즈. [AP=연합뉴스]


본즈는 MLB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72개)을 포함해 통산 762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렸다. MVP는 일곱 번이나 받았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은 베이브 루스에 이은 역대 타자 2위(162.7)다.

클레멘스는 24년간 354승(184패)을 거두면서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탈삼진은 역대 4위(4672개)고, WAR도 투수 3위(139.2)다. 사이영상은 7회 받았다. 오티즈는 둘에 비해 누적 성적이 떨어진다. 지명타자라 수비 기여도도 낮다. 대신 '밤비노의 저주'를 깨트리는 등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3회 우승을 이끌었다. 기록만 보면 셋 다 명예의 전당감이다. 문제는 '약'이다.

본즈는 2007년 미첼 상원의원이 작성한 리포트에서 금지약물이 지정되기 이전에 사용했던 선수로 지목됐다. 과거 샘플을 조사해 약물 사용 사실이 확인되기까지 했다. 그는 트레이너가 준 약물이 금지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증언했지만 이를 믿는 이는 거의 없다.

클레멘스 역시 경기력 향상 약물을 쓰지 않았고, 위증죄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동료, 트레이너들은 거짓말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둘 다 약물 사용으로 처벌을 받진 않았으나 약물을 사용한 것은 거의 확실하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5%를 넘기면 다음 해에도 후보 자격이 유지된다. 대신 10년까지만 가능하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2012년에 처음 후보가 됐고, 점차 투표율이 높아졌다. 2021년 투표가 마지막 기회였다. 약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이 늘어난 것도 그래서다.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된 데이빗 오티즈. [AP=연합뉴스]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된 데이빗 오티즈. [AP=연합뉴스]


오티즈의 입후보도 두 사람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티즈는 2003년 비공개 조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던 사실이 나중에 알려졌다. 그러나 2004년부터 2016년 은퇴할 때까지 80여 차례 금지약물 검사를 받았으나 한 번도 양성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티즈가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면 본즈나 클레멘스도 안 될 것 없다'는 심리가 반영된 듯하다.

모든 '약물 복용자'에게 투표인단이 관대한 건 아니다. 오티즈보다 더 기록이 좋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이번에 처음으로 후보가 됐으나 47.9%에 그치고 있다. 두 번이나 약물 검사에서 적발된 매니 라미레즈도 여섯 번째 후보가 됐으나 42.1%로 입성이 불발될 전망이다. 두 선수의 경우 오티즈에 비해 인성이나 품행이 부족했고, 투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종 투표 결과는 오는 26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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