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56) KT 위즈 감독은 선수단과 코치진의 신망을 받는 지도자다. 팀 베테랑 박경수는 "감독님께서 고참 선수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고, 전적으로 믿어주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커졌다. KT에 소통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드신 분"이라고 했다. 간판타자 강백호도 "선수 배려를 정말 많이 해주신다. 먼저 내 생각을 물어봐 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웃었다.
이강철 감독은 코치나 선수의 의견을 존중한다.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을 때는 빠르게 인정하고 바로잡는 편이다. 그렇다고 감독의 권위를 내려놓은 것도 아니다. 따끔한 충고, 메시지가 담긴 교체나 기용으로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너무 멀지도, 지나치게 가깝지도 않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무게감을 지키고 있다.
KT는 이강철 감독의 '소통 리더십'이 정착하며 원팀(one team)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한 힘이다. 박경수는 "감독님께서 앞으로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우승을 거둔 후 어깨와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지도자나 선수를 많이 봤다. 인성뿐 아니라 야구를 대하는 태도까지 달라진 이들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KT를 강한 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 3년(2019~2021년)과 변함없는 마음가짐으로 2022년을 보낼 생각이다.
이 감독은 "지난해 KT의 우승은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기여한 게 있겠지만, 우승했다고 감독이 달라지는 건 우스운 일이다. 더 잘하고 싶고,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마음가짐만큼은 바뀌지 않는 감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경기 운영, 선수 기용 방침은 달라질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긴밀한 소통과 끈끈한 팀워크를 이뤄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무엇보다 도전 정신을 잃지 않을 생각이다. 이강철 감독은 "지금까지는 약팀에서 강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는 (리그 최강팀 자리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자만할 틈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T 선수단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메시지는 자신의 각오와는 반대다. 이강철 감독은 "나는 달라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선수들은 달라져야 한다. 강해졌으면 좋겠다. 이제는 우승팀의 일원들이다. 경험도 많이 쌓였다. 자만은 경계하면서도 자신감과 자긍심은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