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맨 최현일의 각오 "빅리그 도전, 앞으로 2년 남았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2.01.11 16:12

배중현 기자
지난해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올해의 투수상을 받은 최현일(오른쪽). 최현일 제공

지난해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올해의 투수상을 받은 최현일(오른쪽). 최현일 제공

 
올 시즌 마이너리그 투수 최현일(22·LA 다저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현일은 지난해 의미 있는 1년을 보냈다. 마이너리그 싱글A와 상위 싱글A에서 8승 6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싱글A에서 팀 내 다승 1위에 오르며 8월 상위 싱글A로 승격했고, 10월에는 다저스 구단 '올해의 마이너리그 투수'로 선정됐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즌 전 조금 걱정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을 쉬었던 만큼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집중하다 보니 너무 잘 됐다"고 돌아봤다.
 
최현일은 강백호(23·KT 위즈)의 서울고 1년 후배다. 사이드암스로 정우영(23·LG 트윈스)과 서울고 마운드를 지킨 쌍두마차였다. 졸업반이던 2018년 고교리그 성적이 3승 3패 평균자책점 2.08. 51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55개를 잡아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KBO리그가 아니었다.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다저스와 30만 달러(3억6000만원)에 계약, 태평양을 건넜다.
 
출발은 산뜻했다. 마이너리그 첫 시즌이던 2019년 루키리그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최현일은 "미국에 가보니 난 구속이 빠른 편도 아니고 하드웨어가 좋은 편도 아니었다"며 "체인지업이라는 좋은 무기를 활용한 게 효과적으로 통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는 직구 하나만 믿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괴물 같은 유망주가 즐비한 마이너리그에선 통하지 않았다. 그는 "세컨드 피치가 약하니 타자들이 직구만 노리고 들어왔다"고 했다.
 
지난해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최현일. 최현일 제공

지난해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최현일. 최현일 제공

 
미국에서 만난 귀인은 조엘 페랄타 코치였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620경기를 불펜으로 뛴 페랄타 코치는 그립의 변화를 강조했다. 최현일은 "너무 한 그립에 얽매이지 말고 그립을 바꿔보라고 하시더라. 조언대로 그립을 바꿨는데 신기하게 느낌이 딱 왔다"며 "고등학교 때는 제구에 자신이 있었지만 마땅한 변화구가 없어 활용하지 못했다.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슬라이더도 향상하니 강점인 제구력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현일은 지난해 싱글A에서 9이닝당 삼진을 10.3개나 잡아냈다. 반면 9이닝당 볼넷은 단 1개였다.  
 
기대가 컸던 2020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터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이너리그 일정이 모두 취소돼 강제로 1년을 쉬어야 했다. 그는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친구들이 잘해서 배가 아픈 것보다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데 (친구들은) 야구를 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며 "착잡하긴 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생각으로 무덤덤하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은 고단했다. 최현일은 하이 싱글A에 있을 때 미시간주에서 위스콘신주까지 버스만 8시간을 타기도 했다. 음식이 잘 맞지 않아서 패스트푸드점에서 끼니를 해결한 적도 있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는 아시아계 선수가 총 3명. 한국인은 그가 유일하다. 보이지 않는 많은 벽과 부딪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
 
2년 뒤 빅리그 도전을 목표로 2022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최현일. 최현일 제공

2년 뒤 빅리그 도전을 목표로 2022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최현일. 최현일 제공

 
최현일은 "사실 이번에 상을 받기 전까지 자존감이 낮았다. 구속도 빠르지 않고 신체조건도 뛰어나지 않으니 내 장점이 뭔지 망각했던 부분도 있었다"며 "수상을 하니 '구단이 나를 좋게 생각해주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재밌게 야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반겼다. 
 
올 시즌 그의 가장 큰 목표는 구속이다. 최현일은 "데이터를 보면 시속 91마일(146.4㎞) 이상 피안타율보다 89마일(143.2㎞) 피안타율이 높았다"며 "최고 구속을 올리는 것보다 평균 구속을 꾸준하게 93마일(149.6㎞) 정도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탄대로를 걷는다면 내후년에 (빅리그 도전을) 한 번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애초에 목표를 5년으로 잡았는데 올해 좋은 컨디션에서 하이 싱글A 무대를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야구 대표팀의 연령대가 확 내려갈 전망이다. 24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릴 계획이어서 최현일도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2022년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진짜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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