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주민규(32)는 화려한 2021시즌을 보냈다. 34경기에 출전해 22골·1도움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 득점 1위다. 주민규는 2016년 정조국 제주 코치 이후 5년 만에 토종 득점왕에 올랐다. 주민규의 활약에 힘입어 제주는 1부 승격 첫 시즌에 4위에 올랐다. 주민규가 K리그 스타로 등극한 순간이었다.
제주는 주민규를 중심으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는 주민규의 공격력을 더욱 강화할 선수 영입에 성공했다. 전방 공격 자원 김주공을 영입해 스쿼드를 강화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최영준도 영입해 역습을 통한 빌드업(공격 전개)도 용이해졌다. 특히 패스가 좋은 공격형 미드필더 윤빛가람(32)이 팀에 합류하면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새로운 파트너의 등장에 주민규는 화색이 돋았다. 그는 12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K리그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내가 알기로는 한국 선수가 2년 연속 득점왕을 받은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며 “윤빛가람은 패스에 일가견이 있다. 덕분에 내가 올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밥 많이 사줘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남기일(48) 제주 감독도 주민규와 윤빛가람의 호흡에 대해 흡족해했다. 남 감독은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면 양쪽에 있는 공격 라인에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 주민규와 호흡이 좋았다”면서도 “중원에서 이창민 혼자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윤빛가람을 비롯한 미드필더를 강화했다. 좌우가 아닌 가운데에서도 골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 감독은 제주의 공격 라인을 앞세워 ‘행복한 축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활발한 움직임을 가진 최영준과 윤빛가람, 이창민 등 중원 라인을 통한 전방 압박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는 구상이다. 남 감독은 “찬스가 많이 나는 축구를 하고 싶다. 골이 많이 나와야 행복한 축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제주의 행복한 축구를 위한 중심은 주민규다. 주민규는 “윤빛가람, 최영준, 이창민이 중원에서 버티고 있다. 작년보다 올해 더 많은 찬스가 나올 것이다. 내가 얼마만큼 찬스를 살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텐데, 그 많은 찬스를 어떻게 살릴지 하루하루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마침 주민규는 주장직도 반납해 부담감을 덜었다.
주민규는 2022시즌 목표를 23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빛가람에게는 도움 20개를 해줬으면 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윤빛가람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도움 10개 정도만 해도 잘한 거라고 생각했을 텐데, 20개라고 말할지 몰랐다”면서 웃은 뒤 “민규가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동갑내기인 윤빛가람과 주민규은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윤빛가람은 “민규가 가진 장점은 2가지다. 위치선정과 동료를 활용한 연계플레이를 잘한다고 생각한다”며 “동갑이기도 하고, 장점들이 어떤 건지 서로 잘 알고 있기에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든든한 지원군을 둔 주민규는 자신의 득점왕 경쟁자로 한 두 선수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라스(수원FC)도 좋은 선수고, 구스타보(전북)도 훌륭하다. 좋은 외국인 선수가 많다”며 “국내에서는 김건희(수원 삼성), 조규성(김천 상무) 같은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잘해서 외국인 선수를 견제했으면 한다. 결국 이들이 전부 다 경쟁자인 것 같다”고 했다.
제주는 시즌 개막 전부터 전북 현대와 울산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현대가’의 양강 구도를 깨뜨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주민규는 “올 시즌에는 우승해야 한다. 재밌는 경기를 치렀으면 한다”라면서 “나는 매 경기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선다. 전북과 울산에 쉽게 패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주민규는 기자회견에 앞서 제주도유소년축구발전기금 1000만원을 기부하는 전달식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