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④] '전쟁 같은 타격' 최정
일간스포츠

입력 2022.01.13 08:00

차승윤 기자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프로 통산 400호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SSG 최정. [사진 SSG 랜더스]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프로 통산 400호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는 SSG 최정. [사진 SSG 랜더스]

 
프로야구 40주년

프로야구 40주년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이 담장을 넘긴 우타자. 그리고 가장 많은 사구를 기록한 타자. SSG 랜더스의 간판 3루수 최정(35)이 일간스포츠가 선정한 40주년 올스타 3루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23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역대 최고의 3루수로 선정됐다.
 
프로 2년 차인 2006년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최정. 사진=IS 포토

프로 2년 차인 2006년 SK 와이번스에서 뛰던 최정. 사진=IS 포토

 
최정은 공·수 모두 3루수 역대 최고로 꼽힌다. 프로에서 처음 주목받은 건 파워였다. 2년 차였던 2006년 리그 최고의 마무리 중 한 명이었던 구대성(한화 이글스)을 상대로 방망이를 부러뜨리고도 역전 스리런 홈런을 쳤다. 구대성은 부정 배트를 의심하며 항의했지만, 규격 외였던 건 방망이가 아닌 최정의 힘이었다. 덕분에 OB 베어스 시절 심정수의 별명이었던 ‘소년 장사’가 최정의 첫 별명이 됐다.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삼성 경기가 7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3루수 최정이 삼성 2회초 2사 만루서 김동엽의 내야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하고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삼성 경기가 7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3루수 최정이 삼성 2회초 2사 만루서 김동엽의 내야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하고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파워가 만개할 때까지 시간이 더 걸렸다. 먼저 꽃피운 건 수비였다. 2년 차 때까지만 해도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3루수가 아닌 1루수로 출장했다. 하지만 2007년부터 김성근 감독의 '지옥 훈련'을 받으며 수비를 강화했다. 번개 같은 포구와 빨랫줄 같은 송구를 선보이며 해가 갈수록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공격력에서는 2000년대 최고로 꼽혔던 김동주(전 두산 베어스)에 미치지 못했지만, 끈끈한 수비력으로 3회 우승을 이뤄낸 SK 왕조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지난 2008년 10월 3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 MVP 최정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IS 포토

지난 2008년 10월 3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 MVP 최정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IS 포토

 
SSG 후배들이 그를 꼽은 이유도 수비였다. 외야수 최지훈은 “많은 분이 최정 선배님의 장타력을 장점으로 보지만, 선배님은 강한 어깨와 뛰어난 수비력도 갖추셨다. 같은 팀 선배로 가까이서 보니 더 대단해 보인다”고 치켜세웠다. 투수 박종훈도 “홈런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뛰어나 멋진 선수”라며 “같은 팀이 아니었어도 선배님을 뽑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대받았던 장타력도 각성하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4년 연속 3할 타율 20홈런을 달성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웠고, 타구 각도를 올리며 홈런 타자로 거듭났다. 2012년 26홈런-20도루, 2013년 28홈런-24도루로 2년 연속 20홈런 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단단한 수비와 한 방을 갖춘 3루수를 넘어 공수에서 최정상급으로 활약하는 KBO리그 대표 3루수가 됐다. 2011년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시작으로 3년 연속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부진의 시기도 있었다. 2014년과 2015년 부상으로 모두 100경기를 넘기지 못했다. 터널에서 빠져나온 최정은 최고의 홈런 타자로 진화했다. 2016년 개인 첫 시즌 40홈런을 쏘아 올렸다. 3루수로는 역대 최초로 40홈런 100타점 100득점을 달성하며 에릭 테임즈(전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이어 2017년에는 46홈런 113타점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3루수 역사상 최다 홈런,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타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홈런왕을 손에 거머쥐었다.
 
'2019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올스타 드림(삼성, 두산, 롯데, SK), 나눔(LG, 넥센, NC, KIA, 한화)전'이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드림올스타 최정이 1회초 호쾌한 타격을 하고 있다.   창원=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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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은 있었지만, 이후에도 최정의 홈런포는 쉼 없이 가동됐다. 2018년 부진으로 타율은 0.244까지 떨어졌지만 35홈런을 기록했다. 공인구 변화로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 2019년에도 29홈런(리그 2위)을 기록하며 '홈런 공장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2년 동안에도 33홈런과 35홈런으로 모두 30홈런을 넘겼다. 최근 6년 동안 담장 밖으로 넘긴 홈런이 총 218개(연평균 36.3개)에 달한다. 이 기간 200개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오직 최정뿐이다.
 
2021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kt위즈의 시즌 최종경기가 30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경기에 앞서 KBO리그 통산 400홈런 기록을 달성한 최정이 기념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2021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 kt위즈의 시즌 최종경기가 30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경기에 앞서 KBO리그 통산 400홈런 기록을 달성한 최정이 기념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기복 없는 활약 끝에 마침내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최정은 지난해 10월 1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보 다카하시의 시속 149㎞ 직구를 받아쳐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포를 신고했다. 통산 홈런 1위(467개) 이승엽(전 삼성 라이온즈·은퇴)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자 우타자로는 첫 기록이다. 지난 시즌까지 최정의 통산 홈런은 총 403개로 이승엽의 기록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늦어도 세 시즌, SSG와 계약 마지막 해 안에 통산 최다 홈런 경신을 노려볼 수 있다.
 
2012.10.22.인천=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2012프로야구 PO5차전 SK와 롯데의 경기가 22일 인천 문학야구장 열렸다. 5회말 1사 3루 최정이 송승준 투수가 던진공에 맞고 있다. 사진=IS 포토

2012.10.22.인천=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2012프로야구 PO5차전 SK와 롯데의 경기가 22일 인천 문학야구장 열렸다. 5회말 1사 3루 최정이 송승준 투수가 던진공에 맞고 있다. 사진=IS 포토

 
홈런보다 먼저 역대 1위에 오른 기록도 있다. 많이 친 만큼 많이 맞았다. 통산 사구가 294개에 달한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기록이다. 20개 이상 사구를 맞은 시즌만 10회에 이른다. 200사구를 넘는 타자는 리그 역사상 최정과 박석민(NC·208개)뿐인데, 최정은 300사구까지 눈앞에 있다.
수백 개의 사구를 맞아도 최정은 피하지 않는다. 수없이 투구에 맞았고, 그보다 더 많은 홈런을 때렸다. 전쟁 같은 그의 타격은 투수의 몸쪽 공을 이겨낸 훈장이다.
 
최정의 기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많은 야구인이 최고의 3루수로 최정을 꼽은 이유도 그의 여전한 활약 때문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향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이범호(현 KIA 코치)도 있고, 김동주도 있어 3루수 투표를 가장 고민했다. 그래도 지금은 '리빙 레전드'로 향하고 있는 최정을 꼽겠다”라며 “그는 아직 현역 선수다. 아마 은퇴 후엔 그가 남긴 기록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정이 홈런 타자로 각성하도록 도왔던 정경배 SSG 타격코치는 “최정은 몇 년 뒤에는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이대진, 조원우 코치(이상 SSG)와 후배 투수인 이의리(KIA), 송명기(NC) 역시 그의 꾸준함과 미래 기록을 높이 평가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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