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은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나성범의 입단식에 참석, 나성범을 환대하고, 2022시즌 팀 공격 계획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최형우의 타순이 화두에 올랐다. 최형우는 지난 6일 열린 김종국 감독의 취임식에서 "이제는 6번 타자로 나서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우리 나이로 마흔인 자신보다 젊은 선수들이 팀 중심 타선에 포진돼야 장기적으로 강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김종국 감독은 이날 공식적으로 '타이거즈맨'이 된 나성범에 대해 "(그동안 맡았던) 주전 우익수를 맡길 것이다. 타순은 3번 타자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형우의 소신에 대해서도 답변을 내놓았다. 김 감독은 "6번 포진은 본인 생각"이라고 웃어 보이며 "좋은 후배들이 나오면 자신이 뒤에서 지원하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 최형우가 6번 타자로 나서는 건 좋은 일이지만, 아직 최형우는 최형우다. 중심 타선에 나서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성범은 프로 데뷔 후 3번 타자로 가장 많이 나섰다. 주루 능력도 나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누상에서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자연스럽게 최형우는 4번을 맡을 전망.
김종국 감독은 두 타자가 모두 왼손 타자라는 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는 야구 속설이 있지만, 리그 정상급 기량을 가진 두 타자의 타순을 정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 김 감독은 "나성범과 최형우 사이에 오른손 타자가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국 감독은 젊은 선수의 성장이 2022년 성적과 팀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지난해 팀 내 최다 홈런(13개)을 기록한 황대인과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줄 김석환을 향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왕조(2011~2015 정규시즌 우승) 시절, 최형우가 4번 타자를 맡아준 덕분에 '국민 타자' 이승엽이 6번으로 나설 수 있었다. 리그 정상급 타자가 나이를 먹고, 중심 타선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모습은 자연스럽다. 최형우가 6번에 포진된다면, 그건 KIA가 조금 더 강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