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는 지난해 4년 연속이자 개인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앞선 6번과 달리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상을 받았다. 잔부상에 시달려 포수 선발 출전이 38경기에 그친 탓이었다. 시즌 전체 포수 소화 이닝도 302와 3분의 1이닝으로 2020시즌 792이닝의 38% 수준이었다. 결국 수비이닝(720이닝) 미달로 골든글러브 포수 후보에서 빠졌다. 연말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지명타자에 부문에 내 이름이 있더라. 낯설고 어색하다"고 했다.
올 시즌 양의지의 포수 출전 시간은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건강한 양의지는 팀에 도움이 되고 본인한테도 분명히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오프시즌 김태군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것도 양의지의 포수 복귀가 전제된 움직임이었다. 김태군은 지난해 포수로 666이닝을 소화한 양의지의 백업. 2015년부터 3년 연속 900이닝을 책임진 주전 출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NC는 사이드암스로 심창민을 영입하기 위해 김태군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했다. 이동욱 감독은 "박대온과 김응민, 정범모를 양의지의 백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시즌 중에는 (포수 유망주) 김형준이 전역해 복귀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언급한 백업 자원 중 1군 통산 200경기 이상 뛴 자원은 정범모(통산 480경기)뿐이다. 김태군이 없는 상황에서 양의지까지 지명타자로 빠지면 안방 약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양의지가 포수로 뛰면 지명타자를 활용, 타선을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팔꿈치와 허리 상태가 회복된 양의지도 포수 출전 의욕이 강하다. 양의지가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상황에 따라 백업 포수를 달리하는 전략이 유력하다.
양의지는 올 시즌 뒤 개인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그는 4년 전 두산 베어스를 떠나 총액 125억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만 60억원(총연봉 65억원)을 받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그리고 3년 동안 타율 0.334(1331타수 445안타) 83홈런 303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587)과 출루율(0.416)을 합한 OPS가 1.003으로 같은 기간 리그 전체 1위. 2020년에는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공격과 수비가 모두 가능한 공·수 겸장 포수로 리그를 호령했다. 2022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두 번째 대박을 노려볼 수 있다. 만약 포수로 건재함을 보여준다면 몸값은 더 뛰어오를 수 있다. 이는 NC의 팀 전력과 직결되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