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수는 지난해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냈다. 빠른 공 덕분에 기대와 함께 시즌을 출발했지만, 시즌 초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19경기 단 1패만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이 6.45에 달했다. 22와 3분의 1이닝 동안 사사구가 22개에 달했다. 4월 20일, 6월 5일 두 차례 2군에 내려가며 긴 조정 작업을 거쳤다.
후반기엔 달랐다. 특히 9월 이후 활약이 남달랐다. 23경기 동안 평균자책점이 3.06까지 내려갔다.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던 홀드도 6개를 몰아서 챙겼다. 사사구도 17과 3분의 2이닝 동안 8개로 전반기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2022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고 시즌을 마쳤다.
김종수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시즌 초 욕심을 많이 냈다.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 했다”며 “터널링이나 볼 배합에 매달리다 정작 투구 메커니즘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김종수의 최고 무기는 강력한 직구다. 평균 구속 140㎞ 중반에 높은 회전수의 공을 뿌린다. 김종수는 “호세 로사도 코치님, 이동걸 코치님, 2군 최원호 감독님, 박정진 코치님이 많이 신경 써주셨다. 모두 ‘직구가 정말 좋으니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좋은 구위가 오히려 그를 옭아맸다. 김종수는 “내 직구가 좋다는 것을 아니 무조건 직구로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직구가 좋다는 것이 직구로만 해결하라는 뜻이 아닌데 집착했다”고 설명했다. 멘털이 흔들리자 제구도 불안해졌다. 김종수는 “제구가 나쁘지 않은 투수였는데 어느 순간 그렇게 프레임이 잡혔고 나 자신도 그렇게 받아들였다. 그러니 볼넷이 두려워졌다”고 말했다.
후반기엔 마음가짐을 바꿨다. 김종수는 “전반기에는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을지 자신을 의심했다”며 “후반기에는 무조건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면서 긍정적으로 투구했다. 이동걸 코치님도 볼넷 줘도 삼진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다. 볼 배합도 바뀌었다. 그는 “구위가 달라지기보다는 타자의 머릿속에 변화구 하나가 있는지의 차이다. 타자와 싸울 수 있는 투구가 됐다”고 밝혔다.
김종수는 지난해 후반기 보여준 가능성에서 올해 한 단계 더 도약을 노린다. 김종수는 “지난해 피홈런이 7개 있었는데 후반기는 그중 단 1개뿐이었다. 장타를 억제하는 방법을 조금 찾은 것 같다”며 “피안타율(0.202, 규정이닝 30% 이상 불펜투수 5위)도 정말 좋았다. 출루 허용을 줄인다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어 “마무리나 셋업맨 같은 보직 욕심은 없다”며 “대신 이제는 어떤 위기에서든 팀이 첫 번째로 찾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