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기대, 이학주와 성민규 단장
일간스포츠

입력 2022.01.26 05:30

이형석 기자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된 유격수 이학주. 연합뉴스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된 유격수 이학주.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학주(32)를 품은 팀은 롯데 자이언츠, 이를 추진하고 결정한 이는 성민규(40) 단장이었다.  
 
롯데는 지난 24일 삼성에 2023시즌 신인 3라운드 지명권과 투수 최하늘을 내주고, 내야수 이학주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이학주와 성민규 단장의 인연으로 이목이 집중된다. 이학주는 2008년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계약금 115만 달러)에 입단,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던 중이었다. 당시 컵스 산하 마이너 팀에 성민규 단장이 코치로 몸담고 있었다. 성 단장은 낯선 땅에서 도전에 나선 이학주, 이대은(전 KT 위즈)과 한 집에서 생활하며 현지 적응을 도왔다. 야식을 사다 주며 알뜰히 챙기기도 했다. 이학주가 수술과 재활의 갈림길에서 방황할 때 수술을 택하도록 조언했다. 훗날 이학주는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학주가 2011년 컵스에서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이어갔다. 
 
끝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이학주는 2019년 삼성에 입단했다. 지명 순위(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에서 보이듯 많은 기대를 받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하지만 3년간 보여준 퍼포먼스는 기대에 못 미쳤다. 응원가의 중독성은 강했지만, 그라운드에서 존재감은 떨어졌다. 잦은 지각과 불성실한 훈련 태도로 코치진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퍼졌고, 선수들과 융화력도 떨어졌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이학주의 공개 트레이드 가능성을 언급했다. 더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포기한 롯데가 이학주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협상 파트너로 손꼽혔다. 그리고 지난해 11월부터 롯데와 삼성은 협상을 벌였다. 다만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놓고 이견을 보여 논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롯데도 이학주 영입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 성민규 단장과 이학주의 인연 때문이다. 트레이드 소문이 모락모락 퍼져 나갈 때도 '과거 인연으로 끌어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존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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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규 단장은 트레이드 발표 직후 "이학주와 인연으로 영입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컵스 시절 구체적인 인연을 묻는 말엔 "부담스럽다"고 언급을 꺼렸다. 트레이드 발표 몇 시간이 지난 후에도 "따로 연락을 주고 받진 않았다"고 답했다. 이번 트레이드가 실패로 판정 나면 롯데와 성 단장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어 상당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렇지만 롯데로서도 전력 보강을 위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카드였다. 이학주는 잠재력에 비해 보여준 것이 적을 뿐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빠른 발·장타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롯데는 바뀐 환경에서 이학주에게 달라진 모습을 기대한다. 이학주가 성민규 단장과 인연이 있는 데다 미국 무대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래리 서튼 롯데 감독과 소통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트레이드가 성공으로 여겨지면 팀 전력에는 분명 큰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성 단장은 "유격수 자원과 좌타자, 발이 빠른 타자가 필요했다"라고 밝혔다.
 
이학주에게도 롯데는 기회의 땅이다. 마차도의 이탈로 거인 군단의 유격수는 주인이 없다. 배성근과 김민수가 후보로 손꼽히나 둘 다 1군 출장 경험이 106경기와 118경기로 적은 편이었다.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삼성 때와 달리, 새롭게 출발대에 선 롯데에서 환경이 보다 유리하다.  
 
이학주는 삼성에서 매년 연봉 협상이 순탄치 않아 잡음이 새어 나왔다. 이번에도 연봉 협상이 매끄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2시즌 연봉 계약은 롯데가 매듭을 지어야만 한다. 
 
결국 이번 트레이드의 성패는 이학주가 팀에 적응하고, 선수단에 얼마나 녹아드는지가 중요하다. 이학주 영입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으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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