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도 실패도 성장 자양분...최민정 "모두 소중해"
일간스포츠

입력 2022.02.12 05:59

안희수 기자
최민정이 값진 은메달을 얻었다. 사진=중앙일보 김경록 기자

최민정이 값진 은메달을 얻었다. 사진=중앙일보 김경록 기자

 
최민정(24)은 불과 넉 달 사이 많은 일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국가대표 동료이자 선배였던 심석희가 최민정 등 동료들을 험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심석희의 고의 충돌 의혹까지 일었다. 최민정과 심석희가 나란히 출전한 2018 평창 올림픽 1000m 결승 얘기다.  
 
국가대표 '투톱' 사이 불화설이 불거지며, 대표팀 분위기도 땅에 떨어졌다. '피해자'인 최민정도 구설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심석희의 과도한 사과 수용 요구에 스트레스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나선 월드컵 1차 대회에서는 부상까지 당했다. 최민정의 컨디션이 떨어지자, 대표팀을 향한 기대치도 낮아졌다.  
 
최민정은 "이런 상황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국민에) 더 큰 기쁨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애써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베이징 대회에서도 시련은 이어졌다. 혼성 계주에서는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개인전 500m에서는 빙판에 걸려 넘어져 탈락했다.  
 
최민정은 이 과정을 자양분으로 삼았다. 9일 여자 계주(3000m)에서 막판 스퍼트로 탈락 위기에 처했던 한국을 결승전까지 이끌며 흐름을 바꿨다. 그리고 11일,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치른 1000m 결승전에서 수잔 슐팅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평창 대회 2관왕(1500m·여자 계주)인 최민정에게 은메달은 가장 좋은 결과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시련을 딛고 따낸 메달이다.  
 
최민정은 링크장에서 눈물을 보였다. 거의 통곡했다. 메달 수여식 후 만난 그는 "나도 이렇게 많이 울 줄 올랐다. 준비하는 동안 많이 힘들었고, 그 노력이 은메달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기뻐서 울었다"라고 말했다.  
 
최민정은 '얼음 공주'라는 별명이 있다. 경기가 끝나기 전에는 좀처럼 웃지 않아 생긴 별명이다. 물론 슬픈 감정도 내색하지 않는 편이다. 평창 올림픽 2관왕을 했을 때도 울지 않았다.  
 
최민정은 이에 대해 "평창 땐 마냥 기뻤는데, 이번에는 좀 많은 감정이 생긴 것 같다. 금메달이든 은메달이든, 500m에서 넘어진 것까지 나에게는 다 의미 있는 결과다. 이 과정 속에 있어서 소중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평창 대회에서 넘어지며 놓쳤던 1000m 메달을 베이징에서 딴 점에 대해서도 "그때 힘들었던 시간이 나를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고마운 시간이다"라고 전했다.  
 
최민정은 9일 계주 3000m와 이날 1000m 결승전 모두 바깥 코스로 질주해 앞에 있는 선수를 제쳤다. 1000m는 3~4바퀴를 남겨뒀을 때까지 하위권이었지만, 이내 치고 나가 최선의 결과를 냈다. 최민정은 "결국 자기가 가장 잘하는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믿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1500m와 여자 계주도 남았다. 메달 겨냥은 이어진다. 최민정은 "(1000m 은메달 획득은) 오늘까지만 즐기고 끝냈다. 남은 경기도 좋은 결과 낼 수 있게 노력할 테니까 응원 많이 해주길 바란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베이징=안희수 기자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