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홈런 타자 최정(35·SSG 랜더스)에게도 이번 시즌은 유독 준비하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최정은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공원 야구장에서 진행되는 SSG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05년 데뷔해 어느덧 18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베테랑인 그에게도 올 시즌은 준비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스프링캠프 환경부터 그렇다. 코로나19로 해외 전지훈련이 무산된 SSG는 2년 연속 제주도를 찾았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낮은 기온, 강한 바람에 배팅 훈련하기가 쉽지 않다. 김원형 SSG 감독도 캠프 날씨에 대해 “꽁꽁 얼 정도는 아니지만, 손이라는 게 덥혀도 금방 차가워진다. 타자들이 치다가 잘못 맞아 손에 울리니 신경이 많이 쓰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정은 23일 인터뷰에서 “캠프 환경이 작년보다 너무 안 좋다. 날씨가 추운 날이 너무 많았다”며 “여태까지 좋은 날씨에 운동해본 적이 없다. 올해 유난히 많이 추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훈련 페이스가 늦어지고 있다며 “날씨가 풀려야 시합 감각도 끌어올리고 자기 몸의 100%를 다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날씨가 추워 부상 우려도 있다. 100%로 하면 다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고 걱정했다.
달라진 스트라이크 존도 변수다. 지난해 스트라이크 존이 좁았다고 인정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의 위아래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던 강속구 투수들이 높은 존을 공략해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정은 “높은 공은 실투처럼 보여도 타자 입장에선 치기 어려운 각도"라며 "높은 공에 스트라이크 콜이 나오다 보면 안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스트라이크 존 변화를 공인구 교체 이상의 문제로 바라본 그지만, 새 길을 찾기보단 자신의 길을 지킬 예정이다. 최정은 새 존에 맞게 스윙을 바꾸지는 않지만, 타이밍에 집중해 대처하겠다고 했다. 그는 "높은 공이 오더라도 타이밍을 잘 맞추면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 대비해서 스윙을 (다시) 만들지는 않고 똑같이 준비하겠다"라면서 "선수마다 해법은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타이밍 쪽으로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라고 했다.
최정은 지난해 홈런왕일 뿐 아니라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2위(403개)이자 현역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다. 지난해까지 역대 최장인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도 세웠다. 어느덧 리그 전체로도 고참급인 그지만 여전한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는 "스트레칭과 식단 조절을 많이 한다.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도록 훈련도 계속한다"며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시즌에 맞춰 100%로 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천천히 올리겠다"고 했다. 대기록을 쌓아가는 그지만 여전히 시즌 목표는 간결하다. 그는 "두 자릿수 홈런 연속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 여기에 OPS(출루율+장타율) 0.9 이상을 유지하고 싶은게 전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