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주민규(32)의 예리한 발끝 감각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주민규는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수원 삼성과 2022시즌 K리그 3라운드에서 중앙 공격수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수원 중앙 수비수 민상기에게 경기 초반 고전하는 듯했으나 이창민, 최영준, 김주공 등과 연계 플레이를 하며 밀집 수비에서 벗어났다. 또한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몸을 돌리며 슛을 시도해 수원 골대를 두드렸다.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주민규는 수원 골문을 여러 차례 위협했다. 전반 28분 이창민의 침투 패스를 받아낸 주민규는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낮게 깔리는 슛을 날렸다. 골키퍼 양형모가 몸을 던지며 막아냈다. 후반 21분에는 김주공의 패스를 이어받아 골망을 갈랐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후반 41분에는 회심의 슛이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왔다.
개막 2경기에서 보여준 주민규의 활약에 비교하면 나아졌다. 경기를 치를수록 발끝의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주민규는 지난달 20일 포항 스틸러스와 시즌 개막 라운드와 26일 강원FC전에서 유효 슛을 각각 0개와 1개를 기록했다. 반면 수원전에서는 유효 슛 5개를 기록했다. 이전 2경기에서 슛 시도가 총 6개였지만, 수원전에서만 5개를 기록했다.
남기일 감독도 주민규의 활약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주민규의 공격력이 살아나자 제주의 공격도 전체적으로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 감독은 “부지런히 움직여 달라고 주문했고 (주민규를) 중심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공이 있는 곳에 주민규가 있기를 바랐다. 아쉽게 오프사이드가 됐지만, 득점했던 부분과 상대를 위협한 건 좋아졌다”고 했다.
주민규는 K리그 최초 ‘국내 선수 2년 연속 득점왕’에 도전 중이다. 그는 지난해 리그에서 22골을 넣어 정조국 제주 코치 이후 5년 만에 국내 선수 득점왕에 올랐다. 주민규는 개막 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2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국내 선수가 없다.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꼭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침 제주는 윤빛가람, 최영준 등 미드필더를 보강했다.
관건은 윤빛가람의 결장이다. 윤빛가람은 주민규에게 도움 10개 이상을 부탁할 정도로 패스가 좋은 미드필더. 하지만 윤빛가람은 포항전에만 출전하고, 강원전에 이어 수원전에도 결장했다. 남기일 감독은 윤빛가람이 2경기 연속 명단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 한참 동안 뜸을 들이다 “부상이라고 했으면 좋겠다. 사회적 이슈인 부분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