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SSG 랜더스 오른손 투수 서동민(28)이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2군에만 있었던 시간이다. 지난해 1군에서 확실한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올 시즌 도약을 노린다.
2014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58순위로 지명됐던 그는 2019년까지 줄곧 2군에만 있었다. 가능성이 없었던 선수는 아니다. 시속 140㎞ 초중반을 기록할 수 있는 직구가 있었고, 슬라이더도 언제든 1군에 통할 수 있다고 평가를 받았다.
길었던 기다림 끝에 지난 2020년 1군 무대를 밟았다. 서동민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길었던 무명시절을 담담하게 떠올렸다. 그는 “2군에서 좌절하지 않고 내가 가진 것을 잘 준비한다면 기회는 온다고 생각했다. 내 루틴을 지켜가면서 경기를 뛸 때 1군이라고 생각했다”며 “꾸준하게 노력하니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20년 1군에서 9경기 8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한 그는 지난해엔 20경기 26과 3분의 1이닝을 던졌다. 올해는 시작부터 서귀포 1군 캠프에서 전지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입단 9년 차인 그가 1군 캠프 명단에 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보여준 가능성 덕분이다. 서동민의 평균자책점은 5.13으로 다소 높았다. 대신 구위가 좋았다. 지난해 콜업 첫 경기(5월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세 타자를 3탈삼진으로 끝낸 그는 시즌 9이닝당 탈삼진 8.2개를 기록했다. 25이닝 이상 던진 팀 내 투수 중 4위로 필승조 서진용(8.29개)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 무기였던 슬라이더(2021년 피안타율 0.217·스탯티즈 기준)가 1군 타자들에게 충분히 통했다. 한 SSG 관계자는 “슬라이더 하나로도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투수”라고 칭찬했다. 서동민도 “슬라이더만큼은 2볼이든 3볼이든 던져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그의 목표는 1군 40경기 출장이다. 서동민은 “가장 큰 목표는 역시 필승조 진입”이라며 “슬라이더는 항상 자신 있지만, 작년에는 직구 스피드가 조금 떨어졌다. 직구 힘을 작년보다 키워야 한다. 제3 구종인 스플리터도 연습하고 있다. 편한 카운트에서 던질 정도까지는 준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편한 상황이든 중요한 상황이든 나가서 팀 승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겪었던 체력 문제도 올해는 단단히 대비했다. 서동민은 “2군은 낮 경기라 하루 세끼를 체계적으로 먹고 잠도 일찍 잤다. 그런데 1군에 있으니 경기와 식사가 늦어지더라. 많이 먹으면 잠잘 때 불편해 최대한 안 먹으려 했더니 계속 살이 빠졌다”며 “올해는 영양제도 더 챙기고 일정에 맞게 식사와 수면도 조절할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