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미답의 '연봉 길'이 열린다. 3년 만에 KBO리그 복귀를 선택한 김광현(34·SSG 랜더스)의 얘기다.
김광현은 지난 8일 친정팀 SSG와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MLB) 잔류를 포기하는 대신 금전적 보상을 확실히 보장받았다. 151억원은 총액 기준 KBO리그 역대 최고액(종전 150억원)이다.
관심이 쏠리는 건 2022시즌 연봉이다. SSG는 김광현 영입을 발표하면서 계약 세부 내용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 계약 직후 구단 관계자는 "연봉은 확정돼 있는데 공식 발표를 조금 늦춰서 하려고 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김광현은 연봉 총액을 계약 기간으로 나누면 연평균 32억7500만원을 수령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추신수(SSG)가 보유한 리그 한 시즌 최고 연봉(27억원) 기록을 깨는 건 기정사실이다. 그런데 2022년 연봉이 더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변수로 작용하는 건 샐러리캡이다. 프로야구는 2023년부터 선수단 연봉 총액을 일정 수준 제한하는 샐러리캡 시행을 시행한다. 절대로 넘으면 안 되는 하드캡이 아닌 상한선 초과 시 제재를 받는 소프트캡이 적용된다. 샐러리캡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가 벌금으로 부과된다. 2회 연속 초과 시 초과분의 100% 벌금과 이듬해 1라운드 지명권 9단계 하락, 3회 연속 초과 시에는 초과분의 150% 벌금과 이듬해 1라운드 지명권 9단계 하락 제재를 받게 된다.
핵심은 샐러리캡 상한액이다. 2020년 1월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2021년과 2022년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 연봉(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 상위 40명 금액을 합산한 연평균 금액의 120%가 샐러리캡 상한액'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22년은 샐러리캡 상한액을 적용받지 않는 마지막 시즌이다. 따라서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계약 선수들은 2022년 연봉이 높게 책정될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A 구단 단장은 "계약 기간 4년 계약 중 2022년 연봉을 높게 잡으면 샐러리캡 상한액이 올라가고 2023년에는 샐러리캡을 피해 좀 더 탄력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SSG는 샐러리캡 상한액에 대비했다. 최근 비FA 다년 계약을 한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55억원) 한유섬(5년 60억원)의 올 시즌 연봉이 모두 16억원 이상이다. 리그 역대 연봉 최고 인상률 기록(1233.3%)을 세운 한유섬의 연봉은 무려 24억원. 세 선수와 같은 비FA 다년 계약을 한 김광현도 2022시즌 연봉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32억7500만원+@'가 가능한데 50억원을 훌쩍 상회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비FA 다년 계약의 경우 계약금이 없다. 첫 시즌 연봉에 계약금 명목의 돈을 더하면 연봉이 더 크게 오를 수 있다. 김광현이 가진 상징성을 고려하면 연봉이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