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22골을 터뜨려 프로축구 K리그1(1부) 득점왕에 올랐던 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주민규(32)가 ‘특급 도우미’가 됐다.
제주는 지난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FC서울과 K리그1 2022시즌 6라운드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조나탄 링(스웨덴)이 리그 5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두 골을 몰아쳤다. 제주는 지난달 20일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 라운드에서 0-3으로 패한 뒤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주민규가 링의 득점을 모두 도왔다. 전반 10분과 26분 링에게 안정적인 패스를 건네줬고, 링이 서울 수비를 따돌리며 골망을 갈랐다. 지난 12일 전북 현대와 5라운드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주민규는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2개를 올렸다.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주민규는 이번 시즌엔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도움을 지난 시즌(1개)보다 더 많은 3개를 기록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앙에서 양 측면 윙어들에게 패스를 뿌려주며 상대 수비 뒷공간을 활용한 공격을 이끈다. 서울과 경기에서도 제르소(포르투갈)와 링을 향한 정확한 키패스 3개로 역습을 전개했다.
공격 포인트를 추가할 기회도 여러 차례 만들었다. 후반 17분 주민규가 서울 수비수 박성훈을 등진 상태에서 흘려준 볼을 중앙으로 쇄도하던 링이 날카롭게 감아 찼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 후반 28분 주민규는 제르소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지만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비디오 판독(VAR)에서도 원심은 유지됐다.
주민규가 살아나자 제주의 공격력도 살아날 조짐이다. 제주는 개막 2경기에서 유효 슛 2개에 그쳤다. 슛 시도 자체는 24회로 적지 않았으나, 유효 슛이 적으니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유효 슛이 20회로 많아졌다. 그중에서 주민규가 7회로 35%를 차지했다. 주민규의 활약 속에 제주는 최근 2경기에서 4골을 터뜨렸다.
남기일 제주 감독의 주문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주민규다. 남 감독은 개막 2경기에서 유효 슛 2개에 그친 점에 대해 “공격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여 유효 슛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주민규는 슛 찬스를 놓치지 않으며 최근 2경기에서 1골·3도움을 기록, 제주의 공격력을 활발하게 끌어올렸다.
주민규는 제주의 공격에도 색깔을 입혔다. 주민규는 제주가 자랑하는 삼각편대(제르소-주민규-링)의 중심이다. 돌파력이 좋은 제르소, 링과 호흡이 잘 맞는다. 주민규가 상대 수비를 달고 다니며 연계 플레이에도 능숙하기 때문이다. 남 감독도 “주민규는 팀의 공격적인 부분에서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안익수 서울 감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제주전에 감독대행으로 나선 김진규 코치도 주민규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김 감독대행은 “모두가 다 알다시피 상위 클라스의 선수다. 워낙 좋은 선수다. 잘 분석해서 (서울 선수들에게 자료를) 보여줬지만, 가진 능력이 워낙 높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