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빅리거 출신 추신수(40)와 김광현(34)의 활약을 앞세워 8-7로 이겼다.
이날 SSG는 선발 윌머 폰트가 흔들리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그러나 경기 초반 타선이 대량 득점을 만들었고, 불펜으로 등판한 김광현이 무실점 호투를 펼친 덕분에 뒷심 싸움에서 이겼다.
SSG 타선에서 맏형 추신수가 해결사 역할을 했다. 이날 1번·지명 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2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두산은 새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탁을 선발로 내세웠다. 스탁은 미국 무대에서 최고 시속 160㎞ 이상을 던졌던 강속구 투수. 이날도 최고 시속 158㎞의 강속구로 SSG 타선을 윽박질렀다.
그러나 SSG에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강속구에 강했던 추신수가 있었다. 추신수는 1회 말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스탁이 1볼-2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를 선점했지만, 추신수는 이후 들어오는 유인구 3개를 모두 골라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해결사로 변신했다. SSG는 1-0으로 앞서던 2회 말 선두 타자 최지훈을 시작으로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추신수가 스탁의 시속 151㎞ 직구를 놓치지 않고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한 번 흔들린 스탁은 와르르 무너졌다. 그는 후속 타자였던 최주환에게도 시속 154㎞ 직구를 던지다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했다. 추신수를 포함해 주자 두 명이 들어오면서 점수 차는 6-0까지 벌어졌다.
SSG의 압승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두산도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4회 김재환의 희생플라이로 첫 득점을 기록했고, 이어 5회 대거 5점을 몰아쳤다.
두산의 추격을 멈춰 세운 건 마운드 위의 또 다른 메이저리거 김광현이었다. 이날 시범경기 두 번째로 등판한 김광현은 6회 올라와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실책성 내야안타 2개를 내주긴 했지만, 최고 시속 149㎞의 직구를 앞세워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외야 뜬공과 장타성 타구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저번 등판(22일 LG 트윈스전)보다 피칭 밸런스가 나아졌다. 몸 상태는 아직 80~90% 정도"라고 자평했다. 일정상 김광현이 개막전(4월 2일)에 나서기는 어렵다. 그러나 첫 등판은 크게 늦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광현은 "(선발로) 한 번 정도만 연습 경기에서 던질 예정이다. 개막전에 맞춰 준비했지만, 김원형 감독님이 배려해주셨다. 부상(우려가) 없는 선에서 빨리 팀에 합류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승부는 경기 후반 결정됐다. SSG가 7회 말 김강민의 안타와 안상현의 3루타로 리드를 되찾았다. 두산도 김광현이 내려가자 재반격했다. 두산은 9회 초 SSG 마무리 김택형을 상대로 3안타를 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맏형 추신수가 시작한 공격을 마무리한 건 또 다른 맏형 김강민이었다. 김강민은 9회 말 1사에서 김강률의 시속 135㎞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