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던 두산 베어스에 새 얼굴이 또 등장했다.
두산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 팀 타율 0.218(8위·이하 28일 기준) 36득점(10위) 2홈런(9위)으로 최하위권이다. 지난해 준우승을 이끌었던 멤버 대다수가 부진하다. 팀의 주축인 허경민(타율 0.250) 김재환(타율 0.167) 정수빈(타율 0.154)은 물론 주전급으로 성장했던 박계범(타율 0.059)과 강승호(타율 0.143)의 성적도 좋지 못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시즌 들어가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한다”면서도 “허경민, 정수빈이 타격에서 끌고 가줘야 한다”고 주축 선수들의 분전을 독려했다.
모든가 부진한 건 아니다. 시범경기 동안 김태형 감독 눈에 띈 선수는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안재석(20)이다. 안재석은 서울고 졸업 후 지난해 1차 지명을 받아 두산에 입단했다. 두산이 김재호(2004년 1차 지명) 이후 17년 만에 뽑은 1차 지명 내야수다. 덕분에 입단 때부터 ‘제2의 김재호’라는 평가도 받았다.
안재석은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 1군에서 96경기나 뛰었다. 타율 0.255 2홈런으로 타격에서 눈에 띄진 않았지만, 견실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제 몫을 해냈다.
올해는 타격 페이스도 심상치 않다. 안재석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율 0.423를 기록했다. 홈런은 없지만 2루타 4개, 3루타 2개 등 장타를 꾸준히 쳐냈다. 27일 경기에서는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쳐내며 맹활약했다. 안타 3개를 모두 만만치 않은 투수들로부터 뽑았다. 지난해 SSG 랜더스 에이스였던 윌머 폰트에게 2루타와 안타, 마무리 투수인 김택형에게 내야안타를 쳐내 동점 타점을 뽑아냈다. 시범경기가 진행되고 정규시즌 개막일이 다가올수록 페이스가 점점 뜨거워지는 추세다.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엄지발가락에 파울 타구를 맞은 안재석은 29일 경기에 결장했다. 그러나 치명적인 부상은 아니라 복귀한다면 정규시즌 주전 유격수로 출장할 가능성이 크다.
김태형 감독도 이미 안재석을 주전으로 쓰겠다고 공언했다. 두산은 2014년부터 이어져 오던 김재호-오재원 키스톤 콤비 대신 지난해 박계범과 강승호를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여기에 안재석이 올해 시범경기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 27일 김태형 감독은 “(안재석이) 잘하고 있다. 우리 팀에서 타격감이 좋은 편에 속한다. 타격도 좋고 수비도 안정되어 (경기에) 나갈 기회가 많아질 것 같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