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딛고 된 에이스... 최원준, 3년 연속 10승 정조준
일간스포츠

입력 2022.04.03 17:48

차승윤 기자
2022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선발등판한 최원준이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2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선발등판한 최원준이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고난을 딛고 에이스로 성장한 최원준(28·두산 베어스)이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KBO리그 3년 연속 10승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최원준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으로 호투했다. 4회 말 김재환의 솔로 홈런으로 득점 지원까지 받으며 시즌 첫 등판부터 승리를 기록했다.
 
신인 1차 지명으로 지난 2017년 두산에 입단했던 최원준은 두산 마운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꽃길만 걸었을 것 같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신일고 시절 유망주로 평가 받고도, 프로 팀에 지명받지 못했다. 두 번째 도전을 위해 동국대에 진학했다. 3학년 때 5승 1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하며 에이스로 성장했고 춘계리그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기회와 고난이 계속해서 번갈아 찾아왔다. 프로행이 눈에 보이던 4학년, 팔꿈치 통증을 느껴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부상 이력이 있음에도 두산이 그를 1차 지명했지만, 지명 4개월 만에 갑상선암(갑상샘암) 진단을 받았다. 완치 판정을 받고 2017년 6월 퓨처스(2군)리그에 합류했지만, 그해 12월 갑상샘암이 다시 발견됐다. 왼쪽 갑상선까지 떼고 2018년에야 드디어 1군 마운드를 밟았다.
 
그렇게 돌아온 마운드에서 그는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갔다. 2019년 불펜으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가능성을 증명했다. 2020년에는 시즌 중 선발로 전환하면서 데뷔 첫 10승을 따냈다. 지난해에는 풀타임 선발까지 소화하면서 12승 4패 158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3.30으로 한층 더 성장했다. 2년 연속 10승을 기록하면서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를 뒷받침하는 확실한 국내 에이스로 성장했다. 시즌 초 미란다가 부상으로 빠진 올해는 역할이 더 막중하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 종료 후 유희관의 은퇴식이 열렸다. 은퇴식을 마친 유희관이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 종료 후 유희관의 은퇴식이 열렸다. 은퇴식을 마친 유희관이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이날 등판은 최원준에게는 개막 시리즈 이상의 의미였다. 그가 가장 따르던 선배 유희관의 은퇴식이 이날 경기를 마치고 열렸다. 유희관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최원준은 내가 많이 예뻐했던 후배다”라며 “투수 조장을 하면서 투수들한테 잔소리와 모진 소리를 많이 했다. 원준이는 그걸 다 이해하고 받아줬다. 은퇴 때도 가장 먼저 연락한 후배였다”라고 돌아봤다. 유희관은 이어 “오늘 경기를 앞두고 최원준한테 ‘네가 못 던지면 분위기가 안 좋을 때 은퇴식을 해야 하니 꼭 이겨라’라고 했다”고 웃기도 했다.
 
2022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선발등판한 최원준이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2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선발등판한 최원준이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최원준은 선배 유희관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가 떠나는 자리를 완벽한 투구로 장식했다. 최고 시속 143㎞의 직구(49구)에 결정구 슬라이더(25구)를 완벽하게 섞어 던졌다. 6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피안타는 단 세 개뿐이었다. 장타도 마이크 터크먼이 친 3루 선상을 타고 빠르지 않게 굴러간 땅볼성 2루타 하나뿐이었다. 4회 초 한화 하주석이 외야 담장을 향해 날아가는 커다란 타구를 쏘아 올렸지만, 펜스 앞에서 중견수 정수빈에게 잡혔다.
 
야수진도 돋보였다. 내야진은 견실한 호수비로 하이라이트 장면을 더했다. 3루수 허경민이 2회 초 이성곤의 파울 타구를 전력으로 쫓아가 아웃으로 바꿔냈다. 이어 최원준이 내려간 7회에는 유격수 안재석이 하주석의 안타성 타구를 높이 뛰어올라 직선타로 잡아냈다. 타선은 상대 호투에 눌려 1득점에 그쳤지만, 4번 타자 김재환이 4회 말 닉 킹험이 높게 던진 커브 실투를 받아쳐 비거리 110m의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뒷문도 단단했다. 이날 최원준이 81구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두산은 필승조 세 명으로 남은 이닝을 단단히 잠갔다. 불펜 에이스 홍건희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첫 번째 불펜 투수로 올라와 최고 시속 151㎞ 강속구로 7회를 막았다. 이어 베테랑 이적생 임창민, 지난해 클로저였던 김강률이 8회와 9회 올라와 무실점으로 영봉승을 합작했다.
 
최원준은 경기 후 "많은 팬들이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분들에게 승리를 선물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구위가 좋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승부할 수 있었다. 투구 수는 81개였는데, 감독님과 투수 코치님이 첫 경기라 배려해주신 것 같다. 불펜 형들이 잘 막아줄 거라고 믿었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 전) 희관이 형이 부담을 많이 줬는데 형의 은퇴식을 앞두고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며 기뻐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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