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기 푸른나무재단 명예이사장이 27년간 학폭(학교 폭력) 예방 활동을 하게 된 가슴 아픈 사연을 고백했다.
그는 지난 6일 방송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20년 넘게 다닌 회사를 갑자기 그만두고 푸른나무재단을 설립한 이유를 밝혔다.
김종기 이사장은 "27년 전, 1995년 사랑하는 아들이 16세 때 학교 폭력으로 삶을 스스로 마감했다. 교통사고나 병으로 잃은 게 아니다. 아들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처음엔 차 위에 떨어져서 살았는데 다시 아파트에 걸어 올라갔다고 하더라. 아들이 죽었을 때 부모의 심정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다. 평생 아들을 가슴에 대못을 박듯 묻고 살게 됐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당시 베이징에 출장을 갔는데 어쩐지 밤에 잠이 안 왔다. 새벽에 감이 이상해 아내에게 전화를 했는데 한참 침묵하다가 폭포수처럼 '여보 대현이가 죽었어'라고 하며 엄청 울었다. 땅이 꺼지고 호텔이 폭파되는 느낌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김 이사장은 "왜 몸을 두 번이나 던져서 어린 나이에 삶을 마감했는지 처음엔 그 영문을 몰랐다. 아들을 돌보지 못하고 회사일에만 몰두했다는 죄책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들이 죽기 전 신변을 다 정리해 놨더라"라고 비통한 마음을 털어놨다.
또한 그는 "아들이 옷이 찢어지고 안경이 부러지고 얼굴에 상처가 나서 왔지만 '깡패를 만났다', '넘어져서 다쳤다'라며 학폭 사실을 숨겼다. 나중에 아들 친구들이 보낸 메시지를 보고 학폭 사실을 알게 됐다"고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학폭 사실을 알게 된 김종기 이사장은 가해 학생들에게 복수하고자 이들을 직접 만났지만 오히려 재단 설립을 결심하게 됐다고.
김종기 이사장은 "가해 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폭행 이유를 물었더니 벌벌 떨었다. 그 모습을 보니 측은했다. 사실 복수를 하려고 했는데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니 하늘에 맡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신 비극적인 죽음이 이 땅에 있어서 안될 것 같아서 이 단체를 잘 운영해서 제2의 대현이가 없도록 해야겠다고 방향을 선회했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가수 성시경과의 특별한 인연도 고백했다. MC 유재석이 "성시경 씨가 아드님하고 친하셨냐"라고 묻자 그는 "엄청 친했다. 같이 동네에 살아 우리 집에 수없이 와서 같이 시험공부도 했다. 명절 때도 모자를 푹 쓰고 와서 절하고 '소주 한 잔하시죠'라며 찾아온다. 시경이가 우리 재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