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7분, 리버풀 안방에선 호날두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2.04.20 08:16

전반 7분이 되자 기립박수와 함께 호날두를 위로하는 응원가를 불러주는 리버풀 팬들. [EAP=연합뉴스]

전반 7분이 되자 기립박수와 함께 호날두를 위로하는 응원가를 불러주는 리버풀 팬들. [E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에서 앙숙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만나면 으르렁대는 불구대천의 원수지만, 아픔을 겪은 축구스타를 위로하는 팬들의 마음은 하나였다.

리버풀은 20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앙숙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했다.

전반 7분 리버풀과 맨유를 가리지 않고 관중석에 자리한 모든 팬들이 한 목소리로 리버풀의 응원가이기도 한 ‘당신은 혼자 걷지 않으리(You’ll never walk alone)’를 열창했다. 노래를 보낸 대상은 맨유 간판 공격수 호날두였다. 노래를 열창하는 동안 호날두의 유니폼을 꺼내 든 리버풀 팬들도 여럿 있었다.
 
호날두를 응원하는 리버풀 팬들. 호날두의 유니폼(등번호 7번)을 든 팬도 보인다. [AP=연합뉴스]

호날두를 응원하는 리버풀 팬들. 호날두의 유니폼(등번호 7번)을 든 팬도 보인다. [AP=연합뉴스]


호날두는 리버풀과 일전을 앞두고 비보를 전해 들었다. 아내 조르지나 로드리게스가 출산하는 과정에서 태중에 있던 남녀 쌍둥이 중 아들이 목숨을 잃었다. 딸만 살아남아 세상 빛을 봤다. 호날두는 “모든 부모가 똑같이 겪을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경험했다”면서 “우리의 천사인 아들을 언제까지나 사랑하고 잊지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단장(斷腸)의 고통을 겪은 호날두는 리버풀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호날두는 그라운드에 없었지만, 팬들은 한마음으로 위로의 뜻을 전했다. 전반 7분 일제히 ‘당신은 혼자 걷지 않으리(You’ll never walk alone)’를 열창했다. 호날두의 등번호(7번)에서 착안한 격려의 세리머니였다.
 
리버풀 팬들이 아들을 잃은 호날두를 위로하기 위해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EPA=연합뉴스]

리버풀 팬들이 아들을 잃은 호날두를 위로하기 위해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EPA=연합뉴스]


현장을 목격한 존 머레이 BBC기자는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응원을 목격했다. 진심으로 감격적”이라 전했다. 개리 리네커 BBC해설위원은 “호날두를 향한 리버풀 팬들의 박수와 응원을 들으며 가슴이 찡했다. 리버풀 팬들의 클래스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라고 칭찬했다.

맨유도 리버풀 팬들의 진심 어린 격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맨유와 리버풀은 잉글랜드 축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라이벌 관계지만, 두 팀 사이에는 뿌리 깊은 존중이 있다”면서 “머지사이드(리버풀의 별칭) 팬들이 제안한 박수를 통해 이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성숙한 응원 문화를 보여준 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리버풀 선수들도 힘을 냈다. 전반 5분 루이스 디아즈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 22분(모하메드 살라), 후반 23분(사디오 마네), 후반 40분(살라)의 연속골이 이어져 4-0 완승을 거뒀다.

대승을 거두며 시즌 승점을 76점으로 끌어올린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를 2위로 밀어내고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EPL과 리그컵, 유럽 챔피언스리그, FA컵까지 쿼드러플(4관왕)에 한 발짝 다가섰다. 완패한 맨유는 6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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