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꿈 이룬 '야구판 미생' 김동진 "포기하지 않았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2.05.06 10:58 수정 2022.05.06 00:42

배중현 기자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데뷔 첫 타석 2루타를 떄려낸 김동진. 김동진은 고교 졸업 후 프로 미지명 뒤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 제공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데뷔 첫 타석 2루타를 떄려낸 김동진. 김동진은 고교 졸업 후 프로 미지명 뒤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 제공

 
'야구판 미생' 김동진(26·삼성 라이온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동진은 지난 4일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된 뒤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NC 다이노스전 7회 대타로 출전, 홈팬들 앞에서 프로 첫 타석 2루타까지 때려냈다. 1루수 방면 원바운드 타구가 베이스를 맞고 방향이 굴절됐다. 김동진은 "(배트를) 자신 있게 돌리자는 생각이었다. 파울인 줄 알았는데 베이스를 맞고 1루수 키를 넘어가면서 행운이 따랐다"고 웃었다.
 
김동진의 야구 인생은 굴곡이 많다. 설악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강릉 영동대에 진학했다. 그는 "핑계일 수 있지만, 고등학교 때 체구가 왜소했다. 야구를 많이 못 했다"며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뒤) 야구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는데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2년제 강릉 영동대에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중학교 때부터 불편했던 팔꿈치가 탈이 났다. 결국 대학 1학년 때 토미존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았다. 재활 치료 기간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휴학했지만, 지원자가 몰리면서 1년 휴식 뒤인 2017년에야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다.
 
김동진은 2018년 독립구단 양주 레볼루션 소속으로 뛰었다. 2019년 1월 대학을 중퇴한 뒤 파주 챌린저스에 몸담기도 했다. 그해 경기도 독립리그에서 타율 1위(0.458·83타수 38안타)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해 연습경기 출전 뒤 퇴단했지만 일본 독립야구팀 이시가와 밀리언스타즈에 입단하기도 했다. 야구가 있는 곳이라면 구단과 리그를 불문하고 어디든 달려갔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키워온 프로의 꿈은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데뷔 첫 타석을 소화하고 있는 김동진. 삼성 제공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데뷔 첫 타석을 소화하고 있는 김동진. 삼성 제공

 
김동진의 야구 인생은 2021년 9월 전환점을 맞이했다. 일반인 트라이아웃을 거쳐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것이다. 두각을 나타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올 시즌 퓨처스(2군) 리그 20경기에 출전 타율 0.427로 타격 1위에 올랐다. 김동진의 1군 등록 시기를 조율하던 허삼영 감독은 4일 결단을 내렸다.  
 
김동진은 "퓨처스 경기 끝나고 2군 매니저가 '1군에 콜업됐다'고 하시더라. (2군 경기가 열린) 마산에서 경산으로 넘어온 뒤 대구로 왔는데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기쁘더라"며 "박진만 2군 감독께서 '여기서 했던 것처럼 똑같이 하고 오라'고 하셨다. 마음 편히 하려고 했는데 경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긴장을 많이 했다. '이게 야구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동진은 주 포지션이 2루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주전 2루수 김상수가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김동진이) 수비 훈련하는 걸 보고 경쟁력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동진은 "친구 중 프로에서 뛰는 선수가 있는데 프로 유니폼을 못 입고 그만두면 나 자신에 실망할 것 같았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았다"며 "올해 (정식 선수가 돼) 등 번호를 바꾸는 것과 1군에 올라가서 첫 안타 치는 게 목표였다. 이젠 (목표를) 바꿔야 할 것 같다. 1군에서 계속 뛰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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