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은 지난 15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김진욱이 1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4사구 3개, 4실점으로 부진하자 조정기를 갖도록 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고질적인 제구 불안 때문이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5.46이다.
김진욱은 지난해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입단했다. 아마추어 시절 학교를 옮긴 탓에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됐을 뿐, 기량과 잠재력에서 2021년 신인 투수 중 최고 자원으로 꼽혔다.
이런 평가에 걸맞게 소위 '공이 긁히는 날'엔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다. 그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0.206이고, 9이닝당 탈삼진은 9.04개다. 올 시즌 25이닝 이상 던진 투수 기준으로 각각 최소 6위, 최다 6위에 해당한다. 시즌 첫 등판인 4월 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고, 5월 1일 LG 트윈스전에서는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복이 심하다. 올 시즌 7차례 등판 중 이 두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5경기에선 모두 부진했다.
제구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9이닝당 볼넷은 5.16개로, 25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세 번째로 많다. 좋은 구위에도 불구하고, 영점이 흔들려 위기를 자초한다.
김진욱은 14일 한화전 1회 선두 타자 마이크 터크먼에 이어 후속 최재훈까지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어 정은원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에 몰린 김진욱은 1사 후 이진영에게 선제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2회에도 야수 실책과 번트 안타, 사구로 무사 만루에 몰린 뒤 연속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했다. 결국 김진욱은 아웃카운트 5개만 잡고 조기 강판됐다. 제구 불안 탓에 올 시즌 몸에 맞는 공(4개)로 많은 편이다.
김진욱은 지난해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데뷔 시즌에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한 그는 4차례 선발 등판에서 3패, 평균자책점 10.90으로 부진했다. 6월부터 불펜으로 전환해 4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좋아졌다. 보직 변경 후 평균자책점은 크게 낮췄지만, 이닝당 볼넷을 1개 이상 내준 건 변함없었다. 올 시즌 4사구를 줄이기는 했으나, 여전히 많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을 "롯데의 미래"라고 치켜세운다. 동시에 꾸준함과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롯데는 국내 선발 투수들은 대체로 호투하고 있다. 박세웅은 5승 1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KBO리그 최고 우완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인복(3승4패. 평균자책점 3.52)도 기대 이상이다. 5선발이 버텨주면 마운드는 더 탄탄해진다. 김진욱을 대신해 1승 평균자책점 3.38로 페이스가 좋은 서준원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