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오른손 저승사자' 수아레즈의 '불운'
일간스포츠

입력 2022.05.17 08:00

배중현 기자
올 시즌 승수 쌓기에 고전하고 있는 앨버트 수아레즈. 1승 투수지만 세부 지표는 그 이상이다. 삼성 제공

올 시즌 승수 쌓기에 고전하고 있는 앨버트 수아레즈. 1승 투수지만 세부 지표는 그 이상이다. 삼성 제공

 
반복된 '불운'에도 가치가 남다르다. 외국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33·삼성 라이온즈)의 얘기다.
 
수아레즈는 올 시즌 첫 8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3패)밖에 따내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건 아니다. 2.28로 규정이닝을 채운 25명의 투수 중 공동 9위.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승수 쌓기에 고전하고 있다. 7이닝을 소화한 4번의 등판에선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2.36으로 5승(1패)을 거둔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과 비교하면 차이가 꽤 크다.  
 
수아레즈는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8탈삼진 1실점 쾌투했다. 4-1로 앞선 8회 초 교체, 승리를 눈앞에 줬다. 하지만 불펜이 8~9회 무려 9실점 하며 무너졌다. 8일 롯데전에선 7이닝 7탈삼진 1실점으로 쾌투했다. 찰리 반즈(7이닝 1자책점)와 '명품 투수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2-1로 앞선 8회 말 교체돼 승리 투수가 유력했지만,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불운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수아레즈는 3-1로 앞선 6회 초 1사 만루에서 교체됐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8회 초 동점이 돼 시즌 2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오재일·강민호를 비롯한 베테랑 타자들이 경기 뒤 인터뷰에서 "수아레즈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로 유독 수아레즈가 등판하는 날 점수 차가 자주 뒤집힌다.
 
올 시즌 지독한 승리 불운에 시달리고 있는 외국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 삼성 제공

올 시즌 지독한 승리 불운에 시달리고 있는 외국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 삼성 제공

 
'1승 투수' 수아레즈의 세부 지표는 그 이상이다. 특히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저승사자'에 가깝다.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이 0.159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3위. 오른손 투수 중에선 윌머 폰트(SSG 랜더스·0.132)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오른손 타자 피출루율(0.207)과 피장타율(0.232)을 합한 피OPS도 0.439로 수준급. 오른손 타자를 확실하게 막아내니 대량 실점(최다 3자책점)하는 횟수도 적다. 그만큼 '계산이 서는 투수'다.
 
수아레즈는포심 패스트볼(포심)보다 투심 패스트볼(투심)의 비중이 크다. 15일 두산전에선 투심 비율이 전체 투구 대비 31.7%(32개)로 27.7%(28개)를 기록한 포심보다 높았다. 오른손 투수의 투심은 오른손 타자 기준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살짝 꺾인다. 제구가 되지 않으면 자칫 몸에 맞는 공이 나올 수 있다. 수아레즈는 투수판(pitcher's plate)의 1루 쪽을 활용한다.
 
염경엽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오른쪽 끝(1루 방향)을 밟게 되면 홈플레이트에서 30㎝ 정도 차이(공간)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몸쪽 투심을 과감하게 던질 수 있다. 더 깊게 던져도 몸에 맞는 공이 나올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투수판을 어떻게 밟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아레즈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활용해 왼손 타자 승부도 잘해낸다.
 
'승리'만으로 투수의 가치를 평가하긴 어렵다. 수아레즈가 그렇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상대할 때 오른손이나 왼손 타자를 구별하지 않고 같은 자신감으로 던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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