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수비가 힘들어서) 경기 끝나고 (박)유연과 (박)세혁 형에게 포수들을 존경한다고 한 마디씩 건넸다."
김민혁(26·두산 베어스)이 11년 만에 포수 마스크를 썼던 소감을 전했다.
김민혁은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대타로 출전한 후 7회 초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 주전 포수 박세혁은 교체됐고, 백업 포수 박유연이 손목에 공을 맞아 수비가 어려웠다. 두산은 중학교 때까지 포수 경험이 있는 그를 임시 포수로 출전시켰다.
김민혁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포수 수비가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짧은 이닝도 아니고 거의 반 경기를 뛰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그래도 두 번 다시 못할 것 같은 경험을 했다. 뜻 깊은 하루였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포수 수비가 힘들어서) 경기가 끝난 후 유연이와 세혁이 형한테 '포수들 진짜 존경한다'고 한 마디씩 건넸다"고 떠올렸다.
김민혁은 "블로킹이 제일 어려웠다. 도루 저지는 해보려고 시도했는데 (추신수 선배에게) 아쉽게 허용했다"며 "블로킹하기에 포크볼이 어려웠다. 손바닥이 아프진 않았지만, 우리 팀 중간 투수들이 다 구위가 좋아 세게 느껴졌다. 특히 정철원과 홍건희 형이 좋았다. 철원이는 공의 힘 자체가 굉장히 좋아서 무서울 정도고, 건희 형은 주축 투수기도 해서 타석에서 공을 쳐보고 싶었는데 받아보니 '타자들이 괜히 못 치는게 아니구나'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전날 수비로 자신을 알린 김민혁은 18일 경기에서는 지명 타자로 출전한다. 김민혁은 "어제 첫 안타가 운이 좋게 나왔고 상대한 투수들도 한 번씩 만났던 이들이었다. 포수 수비랑 병행하는 것만 힘들었다. 그래도 안타가 두 개 나오니 기분이 정말 좋더라"며 "오늘도 잘 치면 물론 좋겠지만 못 치더라도 자신 있게 하겠다. 항상 타석에서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준비를 해왔고 오늘도 같은 생각을 지니고 타석에 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