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18일 11회 말 결승타를 지워버린 주자들의 주루 플레이를 돌아본 소감을 전했다.
두산은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2-5로 패했다. 1-2로 뒤처지던 8회 말 동점 희생 플라이로 극적인 연장 승부를 만든 두산은 11회 말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조수행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주자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SSG 야수진이 주자 둘을 잡아내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승기를 놓친 두산은 12회 초 케빈 크론의 적시 3루타와 야수선택으로 3실점 하고 패했다.
김태형 감독은 19일 SSG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어제 경기에 대해) 특별히 선수들에게 한 말은 없다. 수석 코치에게 다시 한번 신경 쓰자고 전달했다. 담당 코치들과도 대화했고 해당 코치들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연장전을 이틀 연속하니 선수들도 '끝났다. 집에 가자'고 생각한 것 같다. 너무 힘들었던 모양"이라고 웃었다.
이날 문제가 됐던 건 1루 주자 안재석과 2루 주자 정수빈이었다. 제대로 진루하지 않은 탓에 포스 아웃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김태형 감독은 "주루 때는 심판 콜을 봐야 한다. 어제는 안재석이 심판 콜을 제대로 못 본 것 같다"며 "주루 코치들은 계속 뛰라고 난리를 쳤는데 안재석은 정수빈을 본 듯하다. 정수빈이 안 가니 2루로 갔다가 1루로 돌아오더라. 수빈이는 원 바운드인지 노바운드인지 봐야 하는데, (안타로 판단한 후) 경기가 끝났다고 본 것 같아 그런 것 같다. 심판 콜 보고 플레이했으면 끝났을 일이다. 주자가 직접 타구를 판단하는 건 쉽지 않다"고 돌아봤다.
이날 아쉬운 장면이 하나 더 있었다. 12회 초 크론이 친 결승타 타구는 오른쪽 외야까지 뻗긴 했지만, 우익수 방향으로 날아갔다. 우익수 조수행이 잘 쫓아갔지만, 포구에 실패했다. 이어 경기가 남아있음에도 그는 공을 쫓지 않아 추가 실점의 여지까지 제공했다. 김태형 감독은 "(외야 수비 상황은 멀어서) 못 봤는데, 공을 빨리 던져야 하는 데 공이 홈으로 안 오더라"며 "회전이 많이 먹어서 공이 많이 휜 것 같다. 잡을 만 했는데 끝까지 못 쫓아가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