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타순이나 득점 기회 때 부담은 크게 없다. 오히려 내가 기회를 살려내면 주목 받으니 더 즐기는 것 같다."
중심 타선에 들어와 팀의 위닝 시리즈를 이끈 박성한이 문자 그대로 '스타의 자격'을 증명했다.
박성한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으로 해결사 임무를 완수했다.
장타자가 아닌 박성한은 주전으로 도약한 지난해부터 주로 하위 타선에 기용됐다. 지난 시즌 클린업 출전은 단 11타석에 그쳤고 이번 시즌 역시 총 15타석 출전에 불과하다.
낯선 자리였지만, 박성한의 방망이는 해결사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그는 두 번째 타석인 3회 초 2사 2·3루 풀카운트 상황에서 최승용이 던진 시속 141㎞ 직구를 놓치지 않고 공략, 타점을 기록했다. 이어 4회 초에는 2사 2·3루에서 흔들리던 박신지의 4구 시속 144㎞ 직구를 받아 쳐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앞선 크론 타석에서 폭투로 역전 득점을 기록한 SSG는 박성한의 적시타로 이날 승리 분위기를 굳혔다.
박성한은 경기 후 "찬스가 나한테 왔고, 그걸 살려내서 정말 좋았다. 내 안타 덕에 팀이 이겼다는 게 가장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성한은 "중심 타선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없다. 찬스가 왔을 때 살리면 좀 더 주목받을 수 있다"며 "그런 걸 더 즐기는 것 같다. 다른 영향은 크게 없어 신경쓰지 않고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박성한은 "현재까지 올 시즌 점수는 50점밖에 안 된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고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해 점수를 매기기 힘들다. 앞으로 더 잘하면 점수가 올라갈 것이다. 100점을 받고 싶은데,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보겠다"고 웃었다.
이날 방망이로 해결사가 된 박성한은 18일 경기에서는 예리한 수비 판단으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11회 말 1사 만루 상황에서 투수 고효준이 조수행에게 끝내기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야수진의 판단 덕에 실점하지 않았다. 숏 바운드로 잡은 좌익수 오태곤이 서둘러 박성한에게 송구했고, 박성한이 2루 주자 정수빈을 태그아웃하고 2루 베이스를 밟아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마쳤기 때문이다. 오태곤은 경기 전 "성한이가 상황 파악을 못하고 공을 받은 것 같다"고 웃으며 뒷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박성한은 "솔직히 태곤이 형이 공을 보냈을 때까진 무슨 상황인지 아예 몰랐다. 공을 받고 상황을 살펴보니 2루 주자가 3루로 진루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1루 주자를 보니 역시 진루를 안하더라. 그걸 깨닫고 빠른 대처를 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최정 선배님이나 케빈 크론 등 동료들이 소리 지르면서 알려줬다는데 사실 (집중해서)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그냥 본능적으로 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