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6년 차 이영하(25·두산 베어스)는 여전히 미완의 유망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시속 150㎞ 강속구를 던지지만 제구력 편차가 여전하다.
그러나 그는 현재 두산 국내 선발 투수 중 경험이 가장 많다. 신인이던 2017년 선발 3경기 등판을 포함해 통산 86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지난 2019년에는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활약했다. 2020년부터 선발 경험을 쌓은 최원준, 2021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든 후배 곽빈보다 전성기도 빨랐고 경험도 많다. 그러나 선발 투구 중 기복이 여전히 많다. 올해 성적 역시 평균자책점 4.50으로 최원준(2.54) 곽빈(3.89)보다 다소 불안하다.
그는 지난주 두 경기에서 극과 극의 성적을 기록했다. 17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는 1과 3분의 2이닝 8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졌다. 2이닝 동안 볼넷이 7개에 달했고 주자를 쌓은 후 적시타를 맞는 패턴이 반복됐다. 반면 2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6이닝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다. 2회 DJ 피터스에게 맞은 홈런을 제외하면 실점이 없었다. 촘촘한 제구력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순간에 자기 공을 믿고 던지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피홈런 한 개 역시 잘 제구된 공이었지만, 피터스의 스윙에 걸렸을 뿐이었다.
이영하는 24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컨디션 차이가 있었고 그게 멘털로 이어졌다"며 "17일 경기는 컨디션이 안 좋아 멘털적으로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잘하려고 했는데 (선발 등판을 준비하는) 5일 동안 제대로 하지 준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후 4일 동안은 22일 경기를 위해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컨디션이 떨어지면 구위에는 문제가 없는데 몸이 처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그걸 막기 위해 관리했고, 일요일에는 컨디션과 집중력 모두 좋았다"고 했다.
달라진 집중력 덕분에 제구력도 달랐다. 직구와 변화구 모두 버리는 코스가 적었고, 효과적으로 범타를 양산했다. 이영하는 "마음이 편했다. 부진한 날에는 직구 제구가 아예 안 돼서 믿고 던질 수 없었다"며 "22일에는 직구 제구가 되니 변화구를 넓게 보고 던질 수 있었다. 그래서 결과까지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하의 목표는 언제나 개인 승리가 아닌 이닝이다. 이영하는 "안 좋은 날에도 최대한 많이 던지려고 한다. 6이닝을 던진 22일에도 더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7이닝 정도는 소화해줘야 불펜 투수들의 부담이 없다"며 "지금 불펜진이 고생하고 있다. 나와 최원준 형, 곽빈 , 최승용이 최대한 많은 이닝, 최대한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많이 던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