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K리그2(2부)와 FA(대한축구협회)컵 우승을 모두 경험한 정재희(28·포항)가 해트트릭(한 경기 3골)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는 2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성남FC와 FA컵 4라운드 홈 경기를 갖는다. 시즌 개막 전까지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포항은 리그 4위(승점 22·6승 4무 4패)에 오른 데 이어 FA컵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줄곧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정재희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지난 시즌 군팀 김천 상무에서 K리그2 우승을 이끈 그는 전역 후 전남 드래곤즈에 합류, 대구FC와 FA컵 결승 2차전에서 역전 결승 골과 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FA컵 사나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포항으로 이적했고, 올 시즌 리그에서 14경기 3골·1도움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정재희는 21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2·3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골키퍼가 손도 못 댈 만큼 강한 슛을 했다. 정재희는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골이 잘 터지지 않아 속상하고 답답했다. ‘최대한 정확하게 맞히자’ ‘골키퍼를 보고 차자’라는 생각으로 힘껏 때린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침묵을 깨는 득점포였다. 정재희는 지난 3월 2일 전북 현대전에서 리그 1호 골을 기록한 후 10경기 동안 부진했다. 정재희는 “득점 기회가 왔을 때 마음이 급했던 것 같다. 조금씩 공이 빗나가서 더 조급해졌다. 인천전에서는 첫 골이 빨리 들어가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성남과 붙는 FA컵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특히 인천전에서 성공하지 못한 해트트릭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정재희는 “(그동안) FA컵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해트트릭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해트트릭을 FA컵에서 완성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은 지난 21일 FC서울전에서 1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정재희는 “성남 분위기가 올라온 상태다. 포항도 무실점으로 이겼다. 분위기는 두 팀이 비슷할 것이다. 내가 준비를 잘해서 경기장에서 보여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