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스는 25일 기준으로 홈런 8개를 기록, 부문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외국인 선수로는 SSG 랜더스 케빈 크론(9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 20~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선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70경기에서 홈런 13개를 기록했을 만큼 장타력이 돋보인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피터스의 장타율은 0.407다. 전체 안타 36개 가운데 장타가 18개(2루타 10개 포함)를 차지한다.
문제는 콘택트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 시즌 타율은 0.209로, 규정타석을 채운 52명 중 47위다. 한 달 가까이 1할대 타율을 맴돌다가 5월 중순 2할 문턱을 겨우 넘었다. 장타력은 좋지만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떨어져 출루율(0.267)이 낮다. OPS(장타율+출루율)는 0.674밖에 안된다.
한동희와 전준우가 부상으로 빠지자 장타력이 뛰어난 피터스가 24~25일 SSG전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4일 4타수 무안타, 25일 역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5일 경기에서는 0-2로 뒤진 4회 1사 1, 2루 찬스에서 나섰지만 3루수 앞 병살타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곧바로 롯데는 4회 4점을 실점했고, 1-9(7회 강우 콜드게임)로 져 2연패에 빠졌다.
피터스는 우려했던 대로 삼진이 너무 많다. 지난해 빅리그 240타석에서 삼진을 82차례나 당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선 삼진 43개를 기록하고 있다. 45경기, 191타석에서 기록한 것이다. 경기당 1개꼴이다. 최다 삼진 공동 6위다. 그사이 피터스가 얻은 볼넷은 고작 11개로 삼진의 4분의 1수준이다. 피터스는 헛스윙률이 17.3%로 리그 평균(9.6%)보다 약 두 배 많다.
롯데가 피터스를 영입한 건 홈 부산 사직구장의 확대와 연관이 깊다. 롯데는 외야를 더 넓히고, 외야 펜스 역시 더 높였다. 수비와 공격 모두 더 중요해졌다. 피터스의 빠른 발과 어깨, 그리고 장타력에 기대를 걸었다. 수비력과 빠른 발은 검증을 마쳤지만, 홈 구장에서 장타력은 전혀 터지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피터스가 올 시즌 기록한 홈런 8개 모두 원정구장에서 나왔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서도 지난 주말에만 홈런 3개를 뽑았는데, 정작 홈 구장에서 홈런이 하나도 없다. 홈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1에 그친다. 장타율은 0.221, 출루율은 0.170으로 처참한 성적표다. 원정 구장에서도 그리 강한 모습은 아니지만, 홈 '사직 몬스터' 앞에서는 유독 더 작아진다.
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브리토(타율 0.319 5홈런 31타점)와 SSG 크론(타율 0.265 9홈런 31타점)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롯데는 피터스 역시 이들처럼 반전 드라마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