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의 '에이스' 맞불 작전이 통했다. 2020년 신인왕 출신 3년 차 오른손 선발 투수 소형준(21)이 메이저리거 출신 리그 대표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소형준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그러나 1-1 동점에서 마운드를 구원 투수에게 넘기며 7승 달성에 실패했다.
소형준은 1회 말 첫 타자(1번) 추신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 타자 최지훈에게 내야 뜬공, 이어진 3·4번 거포 최정과 한유섬을 모두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3회도 케빈 크론, 최주환, 오준혁도 모두 범타 처리했다.
선취점은 내줬다. 소형준은 3회 말 선두 타자 김민식에게 2루 내야 땅볼, 후속 김성현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했다. 첫 승부에서 안타를 맞은 추신수에겐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2사 뒤 맞이한 최지훈에게 적시 중전 안타를 맞았다.
소형준은 최정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1·3루에 놓였다. 그러나 한유섬과의 승부에서 2루 땅볼을 유도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KT 2루수 박경수가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며 소형준을 지원했다.
이후 5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크론부터 추신수까지 6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6회도 최정에게 1사 뒤 볼넷을 내줬지만, 한유섬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크론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이날 SSG는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KT 타선은 4회 장성우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냈지만, 전·후로는 무득점에 그쳤다. 그래도 6회 공격에서 박병호가 김광현에게 10구를 끌어내며 투구 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김광현은 6회까지 104구를 기록한 뒤 7회 초 수비 직전 마운드를 넘겼다.
소형준은 7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준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대주자 오태곤에게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타자 김민식과 후속 박성한을 각각 삼진과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눈부신 호투였다. 그러나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KT는 1-1 동점에서 치른 8회 초 공격에서도 SSG 불펜 투수 고효준 공략에 실패하며 득점하지 못했다. 소형준은 8회 말 KT의 수비 시작 전에 마운드를 주권에게 넘겼다.
소형준은 SSG전에서 매우 강했다. 이날 등판 전까지 통산 10경기(2020~2022년 기록)에 나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2.16를 기록했다. 2021년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도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KT를 타이 브레이커(삼성 라이온즈전)로 이끌었다.
올 시즌 SSG전 첫 등판(4월 7일)에서는 6이닝 4실점으로 다소 고전했다. 소형준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팀과는 다시 만났을 때 잘 던질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이날 상대는 김광현.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을 굳이 김광현이 등판하는 경기에 쓰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소형준이 등판을 자처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운드 위에서 그 자신감을 증명했다. 승리만큼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KT는 이 경기에서 1-2로 석패했다. 구원 투수 김민수가 8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정에게 결승 솔로포를 맞았다. 소형준의 호투는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