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테랑 투수 김진성(37)이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이적 후 가장 많은 2이닝을 책임졌다. 특히 벤치의 착각을 덮는 호투였다.
김진성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 2-2로 맞선 연장 10회 말 무사 2루에서 갑작스럽게 등판했다.
LG 벤치가 마운드 방문 횟수를 착각했기 때문이다. LG는 경헌호 투수 코치가 연장 10회 말 등판한 마무리 고우석이 선두 안치홍에게 2루타를 맞자 마운드를 방문했다. 그러자 심판진이 다가가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KBO 경기 스피드업 규정에는 '감독 또는 코치가 투수 마운드에 올라가는 횟수는 투수 교체의 경우를 제외하고 2회까지 한다(위반 시 투수교체)'고 명시하고 있다. LG는 이미 정규이닝 동안 코칭 스태프가 두 차례 투수 교체 없이 마운드를 방문했다. 결국 고우석은 공 3개만 던진 채 허무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급하게 호출된 김진성은 몸을 풀 시간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서둘러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무사 2루에서 이대호를 자동 고의4구로 거른 뒤 후속 DJ 피터스에게 초구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무사 만루에 몰렸다.
김진성은 롯데 장두성을 5구 삼진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후속 배성근은 초구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어 이학주를 1루수 앞 땅볼로 유도, 무사 만루 끝내기 상황에서 실점 없이 막았다. 벤치의 실수를 덮는 역투였다.
연장 11회 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은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실점 없이 투구를 마쳤다. LG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진성은 지난 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는 나머지 9개 구단에 연락해 선수 생활 연장에 도전했다. 김진성은 LG가 내민 손을 붙잡았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만큼의 위력은 아니지만 필승조와 추격조 역할 구분 없이 팀이 필요할 때 알토란 역할을 해준다. 불펜 투수 가운데 이정용과 함께 팀 내 등판 1위, 최다 이닝(26고 3분의 2이닝)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