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보노’ 김제형 “심심풀이 땅콩처럼 껌 씹던 그때 그 묘한 정서”[일문일답]
일간스포츠

입력 2022.06.04 11:57

정진영 기자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김제형은 재미있는 아티스트다.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을 만큼 음악 활동에 진지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서 툭 툭 뱉는 말들엔 유머가 가득하다. 무대에서 흥이 날 때마다 보여주는 춤(일명 발재간)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그의 반전 매력을 이미 눈치챘으리라.

 
김제형이 최근 발매한 신곡 ‘후라보노’는 이런 두 가지 매력을 모두 담은 곡이다. 오래된 연인 사이의 여전히 풋풋한 감정을 노래한 가사는 감정에 대한 사유에 특화된 김제형의 장기가 제대로 묻어나 있다. 반면 멜로디는 청량하고 레트로한 재미가 있다. ‘후라보노’라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법한 껌 브랜드를 노래 제목에 썼다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신곡 소개를 해 달라.
“본격 봄맞이를 하는 노래다. 이야기를 다 쓰고 멜로디를 붙이고 편곡을 하다 보니 ‘후라보노’가 딱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정작 가사에는 ‘후라보노’라는 말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이 노래는 후라보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적으로는오래됐지만, 여전히 설레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오래된 연인이라고 하면 항상 서로에게서 도망치려고 하거나 그런 식의 정서로 많이 그려지지 않나. 그렇지 않은 관계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었다.”
 
-왜 ‘후라보노’여야 했나.
“‘후라보노’라는 게 지금은 잘 안 찾을지 몰라도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이름 아닌가. 들어 보니 요즘 사람들이 껌을 잘 안 씹는다고 하더라. 스마트폰이 심심풀이 땅콩이었던 껌을 대체한 거다. 그래서 ‘후라보노’라고 하면 어떤 묘한 정서가 떠오르는 것 같다. 그런 묘한 정서를 음악적으로 풀어보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레트로한 감성을 일부러 의도한 건가.
“처음에는 레트로한 걸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나는 가요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가요는 뭘까’, ‘내가 할 수 있는 가요는 뭘까’를 생각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다. 가사와 노래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레트로하지 않다.”
 
-격월로 신곡을 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격월’이라는 기간은 어떻게 정하게 됐나.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요즘은 싱글 발매가 자연스러운 가요계의 흐름이잖나. 그래서 싱글 단위의 음악을 해보자고 회사와 이야기를 했고, 신곡이 나오려면 두 곡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두 달에 한 번씩 신곡을 내야 한다는 데 대한 부담은 없나.
“데드라인이 있으면 하게 되는 그런 게 있다. (웃음) 부담은 없다. 다만 이전에 냈던 노래보다 스스로 만족도가 더 높은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양으로 승부하려고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요즘 콘텐츠가 정말 많다. 음악도 어떻게 보면 콘텐츠 아닌가. 좋은 콘텐츠를 자주 내는 것만큼 좋은 콘텐츠가 없는 것 같다.”
 
-유튜브에서 유쾌한 면면들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숏폼이나숏츠는 하는 입장에서도, 보는 입장에서도 가벼워서 좋은 것 같다. 내가 하는 노래들이 진지한 구석이 있으니 가벼운 콘텐츠로 다가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사실 내 노래 중에 제일 인기 있는 게 ‘실패담’인데, 그 노래 때문인지 사람들이 나를 진짜 진지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연장에 와서 보면 혼란스러워한다. (웃음)”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사진=아카이브아침 제공

-최근에 EBS ‘딩동댕 대학교’에 출연해 삼행시도 보여주고 활약이 대단했는데.
“딱히 웃겨야겠다는 각오는 없었는데 EBS에 가면 왠지 모르게 편하다. 잘해주셔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웃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례하게 행동하게 되는 현장에 가면 곤란하겠지만, 버선발을 신고 무해하게 웃길 수 있다면 그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
 
-또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열린음악회’에 나가고 싶다.”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흔히 안 하는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 그런 이야기들을 엄청 찾아다닌다. 저절로 영감이 오는 타입은 아니다. (웃음) 나는 무던히 애쓰고 치열하게 만들었는데, 정작 듣는 사람들은 ‘듣기 좋다’고 편하게 말해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
 
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관련뉴스
I Hot
인기 VOD
많이 본 뉴스